오피니언

[동십자각] 흔들리는 부산 지역경제 버팀목이 없다


부산 지역 경제가 좀처럼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각종 경제지표가 부진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영세 제조업 위주의 산업구조도 궁핍한 지역 경제의 살림살이 현황을 잘 나타내고 있다. 국내 2위도시의 위상이 무색할 정도다.


부산의 지역 경제는 계사년 새해 들어서도 희망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지역 경제의 버팀목이 돼야 할 대기업이나 중견기업들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지역 경제회복의 기대감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역에 기반을 둔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은 올해 신규채용을 아예 않거나 극소수만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기업 상황이 안 좋다 보니 직원채용에 엄두를 못 내는 것이다.


부산 지역 매출 1위 기업인 르노삼성은 지난해 300여명이 명예퇴직을 신청한 데다 경영악화로 올해는 신규채용을 하지 않을 방침이다. 2위에 해당하는 한진중공업은 4년간 신규 수주가 전무한 상태서 최근 또다시 노사대치 상황을 반복해 직원채용은 꿈도 못 꾼다. 대선주조의 모회사인 비엔그룹도 3년 만에 지난해 말 일부 인력을 채용했지만 올해는 경기전망이 불투명해 채용계획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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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도 상황이 안 좋기는 마찬가지다.

부산경제진흥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부산 지역을 대표하는 50개 중견기업들의 올해 총 채용인원은 약 150여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1개사의 채용계획이 불과 3명 남짓한 셈이다. 고용창출은 기업들이 지역 경제에 기여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지만 대기업ㆍ중견기업을 막론하고 현상유지가 급하다 보니 지역 경제의 버팀목이 될 여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역의 주요기업들이 이처럼 흔들흔들하는 상황 속에서 지난 23일 극적으로 타결된 한진중공업의 '시신 대치 사태'가 지역 경제에 새로운 돌파구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현재 한진중공업은 노조원 752명 가운데 일감이 없어 298명이 휴업하고 있다. 선박 수주가 안 되면 오는 3월부터 휴업자를 더 늘려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진중공업 노사가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절치부심(切齒腐心)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지역 대표 기업인 한진중공업이 살아난다면 철강ㆍ조선기자재ㆍ유통 등 다양한 지역 경제 분야에서 숨통이 트일 수 있다. 지역 경제의 버팀목이 될 기업들이 살아날 수 있도록 지역 노사민정 모두의 합심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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