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서구청이 재정여건이 나빠지자 용도가 지정된 사업비를 직원 월급 등 경상경비로 불법 전용한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25일 서구청에 따르면 올해 예산에서 소방도로 개설 등 당초 사업비로 배정된시 보조금 122억원 가운데 33억원을 직원 월급과 지방채무 원리금 상환에 전용했다.
소방도로 개설비와 청소년회관 건립비, 공원조성비에서 각각 20억원과 10억, 3억원씩을 전용해 직원 월급과 지방채무 원리금 상환에 23억원과 10억원씩을 우선 배정하고 대구시에 부족 예산의 추가 지원을 건의했다.
그러나 사업비는 급여, 공공요금 등과 함께 다른 용도로 전용할 수 없도록 지방재정법에 명시된 예산으로 사업비를 임금 등 경상경비로 배정한 것은 기초단체의 재정여건이 우려 이상으로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같이 서구청의 재정여건이 악화된 것은 지방세 징수가 연간 20% 가량 감소했고 구 재정의 40% 정도를 의존하는 시 재원조정교부금이 지난 97년 340억에서 98년 215억, 금년 111억으로 줄어드는 등 세입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서구청 관계자는 『이제는 사업을 계속하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부도를 내지 않고 구 예산을 어떻게 성립하느냐의 문제』라며 『초과예산을 짤 수도 있지만 지금처럼 당장 필요한 부분에 사업비라도 당겨쓰는 것이 오히려 나은 방법』이라고 말했다.【대구=김태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