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타임워너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48분간에 걸친 대선후보 지명연설을 통해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청중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그는 "나는 겉모습은 멋지지만(cool) 내면은 미국을 위해 불타고(burn) 있는 남자를 민주당 대선후보로 지명하고 싶다"며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미국경제가 활기를 되찾고 8.3%에 달하는 실업률을 끌어내리려면 오바마 대통령에게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그는 지난 2009년 조지 W 부시 정권으로부터 완전히 무너진 경제를 물려받아 오랜 시간에 걸쳐 어렵게 회복의 길로 들어서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클린턴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그는 부와 권력이 편중된 사회를 거론하면서 억만장자 사업가 출신인 밋 롬니 공화당 후보와 부유층 감세정책 등을 정면으로 공격했다. 특히 심화된 경제난의 책임을 오바마 정부에 돌리는 공화당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해 청중의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오바마 대통령도 클린턴의 연설을 줄곧 지켜본 뒤 연단에 나가 나란히 서서 인사하며 예우를 다했다. 이 같은 모습은 일주일 전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와 대조적이다. 미국경제 파탄의 장본인으로 비난 받는 부시 전 대통령은 전당대회에 참석조차 못했기 때문이다. 대신 공화당 연사들은 1980년대 '위대한 미국'을 건설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에게만 찬사를 보내기에 바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