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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바둑 영웅전] 난투가 벌어졌다

제3보(27∼40)<br>○천야오예 9단 ●이세돌 9단 <제3회비씨카드배8강전>



이세돌의 흑27은 가장 표독한 착점이다. 천야오예의 폭넓은 구상을 정면으로 분쇄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최선인지는 불확실해요."(최철한) 최철한은 사이버오로에 참고도1의 흑1 이하 5를 이미 올려놓고 있었다. 이렇게 우변을 확실하게 제압하는 것이 개운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세돌은 참고도1의 흑1과 백2의 문답을 생략했다. 백2가 놓이면 우상귀의 흑진이 많이 줄어든다고 보고 그 수순을 생략한 것인데…. "적의 급소는 나의 급소라는 기훈도 있잖아요. 바로 그 자리를 백에게 당한 것 같습니다."(안조영) 안조영9단은 이날 타이젬의 생중계 해설을 맡았다. 그는 참고도2의 백1 이하 13을 타이젬에 올렸다. 흑이 선수로 백의 집을 모두 유린한 결과이긴 하지만 백도 두터워서 아무 불만이 없어 보인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천야오예는 그 급소일격(참고도2의 백1)을 보류하고 실전보의 백28로 뛰어들었다. "독특한 감각이네요. 우변을 방치한 채로 그곳에 뛰어들다니. 그것도 별로 시간을 쓰지 않고 두었어요. 나 같으면 머리를 쥐어뜯으면서 고민을 했을 텐데 천야오예는 척척 두고 있어요. 대단한 자신감이에요."(최철한) 흑이 29로 차단한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이세돌이 원하는 난투가 벌어진 것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세돌은 이 난투에서 치명상을 입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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