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삼성전자가 손발을 자유롭게 움직이기 어려운 환자들을 위한 새 안구 마우스 ‘아이캔 플러스’를 선보였는데요, 컴퓨터의 마우스 조작을 손 대신 눈동자로 할 수 있게 해주는 안구 마우스, 작동 방식이 한 층 더 간편해졌다고 합니다. 한지이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척추성 근위축증을 앓고 있는 신형진군. 그가 움직일 수 있는건 오직 눈과 입 뿐입니다. 형진 군이 눈동자를 이리저리 움직이자 컴퓨터 마우스 포인터도 따라서 이동합니다. 모니터 화면에 키보드를 띄워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쇼핑하고 결제까지 손쉽게 완료합니다. 눈동자 움직임만을 이용해 긴 문장을 써서 메시지를 보내기도 합니다. 형진 군이 주변의 도움 없이도 의사소통이 가능한 이유는 바로 안구 마우스를 이용했기 때문입니다. 특정 아이콘이나 폴더, 링크를 1초 동안 바라보거나 눈을 깜빡이면 클릭과 스크롤링을 할 수 있고 컴퓨터 게임도 즐길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새로 선보인 안구 마우스 ‘아이캔 플러스’는 안경형 장치였던 기존 아이캔 버전에서 한층 업그레이드 된 기술을 탑재했습니다. 기존의 안경 형태는 쉽게 흘러내릴 수 있어 시선을 고정하기가 어려웠다는 점을 고려해 모니터에 연결하는 박스 형태로 만들었습니다. 모니터와 연결 후 사용자 눈에 맞게 한 번만 설정하면 그 다음부터는 모니터만 보면서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하도록 했고 안구 인식의 정확도 뿐만 아니라 단축키·클릭모드를 적용하는 등 사용환경도 한층 개선했습니다.
[인터뷰] 고병욱 과장 삼성전자 사회봉사단
신체 활동이 어려운 분들이 IT 기술을 통해서 세상과 좀 더 쉽게 소통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제품을 개발하게 됐습니다. 아이캔 플러스에 사용한 기술과 노하우를 모두 일반에 공개하고 관심 있는 단체나 개인과 지속적으로 관련 기술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2012년 공개된 아이캔은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직접 개발에 나서면서 첫 선을 보이게 됐습니다. 시중에 있던 안구 마우스는 가격이 무려 1,000만 원이 넘는 고가였지만 직원들이 개발한 아이캔은 5만원 안팎의 재료비로 만들 수 있고 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도 공개해 누구나 만들어 쓸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지난해 6월에는 기존에 아이캔을 사용하던 실제 사용자들의 불편사항을 반영해 프로젝트에 다시 착수한지 6개월 만에 아이캔 플러스를 최종 선보일 수 있게 됐습니다. 삼성전자는 내년 초부터 아이캔 플러스를 개인이나 사회단체에 무료로 보급할 예정입니다. 국내 1만 5,000명 가량의 루게릭 환자와 전신마비 환자들의 입이 되어줄 아이캔 플러스가 차별 없는 IT 사회를 한 층 앞당기고 있습니다. 서울경제TV 한지이 입니다.
[영상취재 오성재 영상편집 이한얼·김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