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파생상품 개인 진입장벽 높인다

은행엔 국채선물 등 거래 허용

금융당국이 개인투자자의 파생상품시장 진입을 사실상 막고 은행의 파생상품거래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로 그렇지 않아도 침체된 파생상품시장이 더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

금융위원회는 일정 투자요건을 갖춘 개인투자자에만 파생상품거래를 허용하는 '적격 개인투자자 제도'와 은행이 국채선물 등의 장내 파생상품거래를 할 수 있도록 투자매매업을 허가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파생상품시장 발전방안'을 17일 발표했다.


발전방안에 따르면 개인투자자의 파생상품거래는 앞으로 코스피200선물과 같은 단순 선물거래를 하는 1단계와 코스피200변동성지수선물(V-코스피200선물) 같은 복잡한 거래를 하는 2단계로 나뉜다. 개인은 1단계 거래를 하려면 금융투자협회의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30시간 수료하고 한국거래소에서 50시간의 모의거래를 이행해야 한다. 예탁증거금도 현행 (1,500만원)의 두 배인 3,000만원으로 올렸다. 2단계 거래를 하는 개인은 1단계 거래경험이 1년 이상 있어야 하고 예탁증거금도 5,000만원 이상이어야 한다. 개인이 파생상품시장에 진입할 길이 사실상 막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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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의 장내 파생상품거래가 허용되면 사상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는 증권·선물사의 경영이 더욱 악화될 것이 확실시된다. 은행은 자금력과 국채·통화 관련 정보가 증권사보다 많아 파생상품거래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해진다. 특히 은행에서 선물거래를 위탁 받아 수수료를 얻는 선물사는 경영에 직격탄을 맞게 생겼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이번 발전방안이 지난 2012년 주식워런트증권(ELW)의 호가 제한 조치로 거래량이 많이 줄어든 파생상품시장을 크게 위축시키는 또 하나의 규제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파생상품시장 살리기로 시작한 금융위의 태스크포스(TF)가 업계를 옥죄는 또 다른 규제를 낳았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이 밖에 코스피200변동성지수선물과 섹터지수선물, 미국달러 야간선물도 연내 도입하고 1~2년 이내에 만기 20년 국채선물도 상장시키기로 했다. 현재 각각 25개, 33개 상장된 개별주식선물과 옵션도 기초자산이 일정 기준 이상 만족하면 매년 6월에 자동 상장할 수 있게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 업무규정 및 시행세칙을 개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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