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 악취 논란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오비맥주가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 관리 시스템을 구축한다. '품질 최우선 주의'란 새로운 경영 목표 아래 1,200억원을 쏟아부어 국내 1위 맥주 명가로서 명예 회복에 나선다는 각오다.
장인수(59·사진) 오비맥주 사장은 16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B인베브의 글로벌 품질인증 프로그램(VPO)'를 카스, 골든라거 등에 적용해 품질을 세계 톱 브랜드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며 "광주와 경기도 이천, 충북 청원 등 3개 공장 품질 관리에 3년간 1,2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장 대표는 또 "품질 강화 차원에서 맥주 브랜드 홈페이지에 맥주 원재료를 상세히 공개하고 제품 패키지 표면에 생산 담당자의 실명도 표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비맥주는 이와함께 제품 신선도를 지키기 위한 '선입선출(先入先出) 물류 바코드 시스템'도 도입하고, 지난해 12월 청원공장에 이어 이천 및 광주 공장에 대한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인증 획득도 완료키로 했다.
지난 4월 세계 최대 맥주 기업 AB인베브 품에 안긴 오비맥주가 품질 경영의 기치를 내걸고 대규모 투자에 나서는 이유는 올여름 소독약 냄새 논란에 휩싸이면서 회사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산화에 따른 냄새로 인체에 무해하다"는 조사결과를 내놓기는 했으나 이미지 실추에 따른 점유율 하락은 피하지 못했다. A대형마트에 따르면 지난 8월부터 21일까지 전체 맥주 매출 가운데 카스 비중은 50.5%로 6월 54.8% 이후 두 달 만에 4.3%포인트 하락했다. B편의점에서도 6월 이후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7.0%에서 같은기간 62.6%로 떨어졌다.
장 대표는 "산화취 문제가 맥주 매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 건 사실"이라며 "비가 온 뒤 땅이 더 굳어지듯 더 큰 목표를 위해 국내 시장 1위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품질혁신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미 올 들어서만 AB인베브 본사 브루마스터가 4차례에 걸쳐 3개 공장을 방문하는 등 품질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작업이 시작됐다"며 "다른 어떤 가치보다 품질로 인정받는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