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투자자,폭락분노 전광판 꺼버려/낙담… 푸념… 객장 스케치

◎거래소직원 “하한가 무더기… 주가 감시 의미없다”/담보부족 계좌 속출 투자자 증권사직원 실랑이/펀드매니저 매매포기 객장서 대책 숙의 진풍경○…주가 폭락으로 현정부의 안이한 증시 대책에 대한 투자자가들의 성토가 확산. 이날 증시하락으로 강남의 한객장에 나왔던 투자자는 IMF이후 자금난으로 인해 주가 급락이 예상됐다면 정부가 왜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냐면서 현정부가 쉬쉬하고 IMF 자금지원 신청을 숨겼던 것에 대해 강력 비난. 또 투자원금을 대부분 날렸다고 한숨을 짓는 한 중년 여성은 『YS가 증권시장을 망쳐놓은 주범』이라고 비난. ○…박청부 증권감독원장은 24일 주가가 폭락하자 기자실을 방문해 『어떤 묘책이 없느냐』며 주가폭락사태를 걱정. 증감원 차원에서 별도의 대책마련이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박원장은 『지금까지 연기금의 주식매수, 이중과세협정 체결등과 같은 안정대책도 내용적으로는 정부가 많은 양보를 한 것』이라며 『증감원에서 취할 후속조치가 마땅치 않다』고 하소연. 박원장은 또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으면 부도기업이 속출할 것이라는 전망은 너무 부정적인 것 같다』면서 나름대로 앞으로의 경제상황에 대한 의견을 피력. 박원장은 『금융실명제로 인한 기업들의 자금난 가중을 직접 피부로 느끼지는 못했지만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주변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은 간접적으로 경험했다』고 덧붙이기도. ○…주가가 업종, 종목 구분없이 폭락하자 증권거래소 직원들도 거의 일손을 놓은 모습. 주가의 이상 변동 종목을 적발, 조사하는 주가감시부의 경우 하한가 종목이 7백여개에 달하자 일의 갈피를 잡지못하고 손을 거의 놓은 상태. 한 직원은 최근들어 자금악화설이나 부도설을 중심으로 추적했으나 하한가종목이 무더기로 쏟아지는 상황에서 주가감시의 의미가 없다고 설명. ○…주가 급락으로 담보부족계좌가 속출하자 증권사영업점에는 직원들과 투자자들이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이 곳곳에서 연출. 직원들은 담보를 추가로 넣지않을 경우 반대매매가 불가피하다고 통보하자 투자자들은 『이제는 어디가서 돈빌릴데도 없다』고 하소연. K증권 D지점의 한 투자자는 『깡통계좌 정리를 3번이나 당해 원금을 날렸는데 이번에 또 담보부족을 메꿔야한다니 어쩔줄 모르겠다』고 울먹이기도. ○…24일 전남 광주지역에서는 주가폭락에 분노한 투자자들이 증권사 객장의 주가전광판을 강제로 끄고 증권거래소 광주사무소와 증권업협회 광주지회를 방문, 거래중단을 요구하는등 거세게 항의. 증권업협회 광주지회 관계자는 『24일 상오 11시께 30여명의 투자자들이 증권거래소 광주사무소를 거쳐 협회 사무실을 방문해 거래중단조치를 요구했다』며 『증권거래소 담당임원과의 전화통화에서 대책을 협의해 보겠다는 대답을 듣고 겨우 해산했다』고 언급. ○…사상 최악의 폭락장세가 연이틀 지속되자 내로라하는 펀드매니저들도 넋을 잃은 표정. 모투신사의 펀드매니저들은 평소에 눈꼬 뜰새 없이 바쁜 하오 2시께에도 매매도 포기한 채 한자리에 모여 대책을 숙의하는 이례적인 풍경을 연출. 한 펀드매니저가 증권사객장의 분위기를 전달하며 『휴장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하자 다른 한편에서는 『휴장은 일시적인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논쟁을 벌이기도.<정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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