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도파M&A 둘러싼 연초대립 청산/양사밀월 대농·홍콩페레그린 반발「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
대농그룹과 성원그룹, 성원그룹과 신동방그룹, 신동방그룹과 홍콩페레그린그룹간에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며 심각한 갈등을 빚고있다.
성원은 지난 2일 계열사인 대한종금이 담보로 잡고 있던 대농 계열사인 외식업체 코코스 지분 전체와 내외경제·코리아헤럴드지분(42.5%)을 신동방의 동방페레그린 지분(22.5%)과 전격 맞교환해 재계의 이목을 끌었다. 증권과 외식사업 진출을 노리던 두 그룹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이다.
두 그룹간의 밀월관계는 그러나 신동방의 합작파트너였던 홍콩페레그린이 지분 거래에 반발하고 나서면서 복잡한 양상을 띄고 있다. 양측의 거래 계약서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신동방의 합작파트너였던 홍콩페레그린이 지분거래에 하자가 있다며 계약의 원상복귀를 요구하고 나선 것. 페레그린측은 이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법적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신동방측으로서는 과거의 동지가 오늘의 「적」으로 돌변한 셈이다.
성원그룹과 대농그룹간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성원그룹은 연초까지만해도 대농의 「적」이었다. 성원은 지난 1월 신동방그룹이 은밀히 추진하던 대농 계열사인 (주)미도파에 대한 적대적 M&A(기업인수합병)에 가세, 경영권확보 직전까지 갔었다. 당시 미도파 주식은 대농이 31.84%, 신동방이 13.24%, 성원이 12.24%, 외국인투자자 17.76%, 기타 24.92%로 신동방의 M&A 시도에 성원이 힘을 몰아줄 경우 미도파의 경영권 획득은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원은 막판 신동방을 「배반」하고 보유하고 있던 미도파 주식을 지난 3월 대농에 넘겨 경영권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왔다. 또 성원은 계열사인 대한종금을 통해 내외경제·코리아헤럴드 지분(42%)을 담보로 미도파에 1백억원, 대농에 4백억원을 대출해주는 등 대농의 자금난 해소에 협력했다.
이같은 밀월관계도 잠시였다. 대농이 자금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미도파를 제외한 계열사 회생 불가판정을 받아 그룹이 해체되게 되자 두 그룹은 다시 사이가 틀어졌다.
부도유예협약에 가입한 성원계열 대한종금은 공중분해 위기에 몰려 대출금 회수가 어려워지자 최근 신동방과 다시 손을 잡고 담보로 확보하고 있던 내외경제·코리아헤럴드 주식과 코코스 주식을 동방페레그린증권과 맞교환했다.
이에 대해 대농은 대한종금에 맡긴 주식은 미도파 여신에 대한 담보일 뿐 (주)대농 채무에 대한 담보가 아니라고 주장, 성원과 신동방간 지분거래의 「원상회복」이나 「상호합의」에 의한 문제해결을 요구하고 나섰다. 5개월여만에 동지는 다시 적이 된 셈이다.
물고 물리는 복작한 「애증의 관계」는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는 교훈을 새삼 일깨우며 사태가 어떻게 진전될지 귀추가 주목된다.<권구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