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공시지가 급등 지역 들여다보니…

행정기관 이전등 호재 영향 땅값 들썩 … 입지 따져보고 중장기 투자 필요


"정부기관 이전이 코 앞에 닥쳤는데 공무원들이 살 집이 부족하잖아요. 원룸을 지을 수 있는 임야 가격이 두어달 새 두 배 넘게 올랐어요."(충남 연기군 L공인 관계자)

"거가대교 개통으로 장옥면 일대 임야 가격이 3.3㎡당 100만원을 넘어섰습니다. 관광객이 늘면서 펜션부지를 알아보는 투자자들이 많습니다."(경남 거제시 K공인 관계자)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땅값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개별 호재에 따라 후광효과를 누릴 수 있는 지역의 토지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의 뭉칫돈이 토지시장으로 몰리고 있는 것. 전국의 올해 표준공시지가가 평균 3.14% 올랐지만 개발호재가 있는 곳은 3배가 넘는 9~14%의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아파트 등 주택시장이 침체돼 있다보니 일부 유동자금이 토지시장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며 "행정기관이나 산업단지 이전 등 호재가 있는 곳에 투자수요가 몰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개별 호재가 해당 지역 땅값을 가파르게 상승시키고 있지만 환금성이 떨어지는 토지거래의 성격을 감안해 중장기적으로 투자에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충남 연기ㆍ경북 예천은 행정기관 이전 효과'톡톡'=충남 연기군과 경북 예천군은 행정기관 이전효과로 올해 토지가격이 각각 9.74%, 9.32% 상승했다.

중앙행정기관이 이전하는 세종시 인근 S공인의 한 관계자는 "세종시로 쉽게 진입할 수 있는 장기면 봉안리의 경우 도로가 인접한 임야가 지난해 말 3.3㎡당 150만원 하던 땅값이 최근 350만원까지 올랐다"면서 "공무원을 수용하기 위한 원룸 신축부지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도청 이전이 예정된 예천군 일대도 땅값이 오를대로 올랐다. 경북도는 오는 2027년까지 예천시 호명면과 안동시 풍천면 일대 10㎢의 부지에 인구 10만명 규모의 신도시를 조성할 계획이다. 올 초 착공에 들어간 경북도청은 오는 2014년 8월 준공 예정이다. 호명면 인근 E공인의 한 관계자는 "지난 2008년 최초 계획이 발표됐을 때 3.3㎡당 5만원에 불과하던 본포리 인근 임야가 최근 8배가 넘는 40만~50만원까지 치솟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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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ㆍ화천, 교통시설 확충ㆍ테마단지 조성 수혜 입어=올해 지가가 14.56%나 상승해 전국 최고의 변동률을 나타낸 경남 거제시는 지난 2010년 12월에 개통한 거가대교의 수혜를 톡톡히 입었다. 종전 3시간 가량 걸리던 부산-거제 간 통행시간이 1시간 이내로 단축되면서 관광수요가 크게 증가, 펜션부지를 중심으로 외지인들의 투자가 많은 편이다.

거제시를 둘러싼 개발 호재는 이뿐만이 아니다. 경전선 복선전철화 사업으로 진주까지 운행되던 KTX가 마산까지 연장되면 노선이 지나는 거제 역시 혜택을 입게 된다.

둔덕면 인근 U공인의 한 관계자는 "서울~마산 간 KTX가 거제시 둔덕면을 지날 예정이어서 이 일대 임야가격이 올해만 평균 10만원 정도 상승한 20~2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국에서 다섯번째로 높은 지가 상승률(9.14%)을 기록한 강원도 화천은 산소체험단지나 수액채취 등 테마형 투자가 늘어나면서 땅값을 밀어올린 경우다. 화천은 서울과 거리가 멀어 전원주택지보다는 1만6,500~3만3,000㎡ 정도의 토지를 매입해 테마단지를 조성하려는 투자가 인기를 끌고 있다. 입지에 따라 다르지만 3.3㎡당 2만원 안팎에 거래되던 임야가 최근 5만~10만원까지 치솟았다.

강원도 평창은 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땅값이 12.74%나 상승했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호가가 높아졌을 뿐 막상 거래는 활발하지 않은 편이다.

채훈식 부동산1번지 실장은 "아파트는 규격화된 상품이라 시세 파악이 정확하지만 토지는 거래가 곧 시세로 통용되기 때문에 분위기에 휩쓸려 투자하기 보다는 전문가와 함께 현장을 방문해 입지 여건 등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면서"환금성이 떨어지는 토지는 중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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