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안중근 평화 메시지' 뉴욕에 울려 퍼지다

뮤지컬 '영웅' 브로드웨이 무대에<br>링컨센터 1,500여 객석 만원<br>관객들 공연후 기립 박수<br>반기문 총장도 참석 축하<br>내달 3일까지 14회 공연

뉴욕 브로드웨이 무대에 안중근 의사가 외친 '동양 평화'가 울려퍼졌다. 23일 개막한 뮤지컬 '영웅'은 관객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내며 미국 공연의 성공적인 시작을 알렸다. /사진제공=에이콤 인터내셔널

"나는 내 두 손으로 이토를 쐈지만 내 아들들은 두 손으로 기도를 하길 바라요. 그게 바로 내가 생각하는 '동양 평화'요."(뮤지컬 '영웅' 속 안중근의 옥중 대사) 미국 브로드웨이에 '동양 평화'가 울려퍼졌다. 23일(현지시간) 오후 7시 30분에 막을 올린 한국 뮤지컬 '영웅'은 뉴욕의 링컨센터 데이비드 코크 극장 객석을 꽉 채운 1,500여명의 관객들로부터 기립박수를 이끌어냈다. 두 시간 반 동안 펼쳐진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 '히어로(Hero)'는 한국 역사가 생소한 미국인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는 반응이다. 안중근 의사의 의거 100주년을 맞아 지난 2009년 국내에서 초연된 뮤지컬 '영웅'은 1997년 뮤지컬 '명성황후'로 브로드웨이에 진출한 에이콤 인터내셔널이 해외 시장을 겨냥해 내 놓은 두 번째 작품이다.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하는 과정을 그린 이 작품은 해외 관객이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시선이 많았지만 일단 첫 공연에선 그 시선이 기우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링컨 센터에서 공연되는 작품은 빠지지 않고 찾아와 본다는 관객 바바라 타이틀(75ㆍ여) 씨는 "지금까지 링컨 센터에 오른 작품 중에 최고였다"며 "한국 역사를 잘 알지 못하는 나도 작품에 압도됐다(overwhelmed)"고 칭찬했다. 함께 극장을 찾은 조이스 케이트(74ㆍ여) 씨도 "모두가 봐야 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며 "20대 손자ㆍ손녀들에게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작품은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하기까지의 과정과 함께 '암살'이라는 무거운 책임을 진 한 인간의 내적 번민을 그렸다. 이야기 구조가 비교적 단순하고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도 민족주의적인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오히려 이런 '단순함'이 미국 관객들에게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공연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김영목 총영사관, 뉴욕 현지 취재진 등 200여명의 인사들이 참석해 공연 개막을 축하했다. 반 사무총장은 공연이 끝난 뒤 열린 리셉션에서 "뮤지컬 '영웅'이 잘 알려지진 않은 우리 역사를 외국인들에게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한 것 같다"며 "안중근처럼 큰 꿈을 갖고 다른 이에게 영감을 준다면 꿈이 있는 우리 모두는 또 하나의 '영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공연 소감을 전했다. '영웅'의 뉴욕 공연은 오는 9월 3일까지 14회 공연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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