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도시 뉴욕의 일자리가 지난 5년간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뉴욕을 대표하는 금융업종(월스트리트)의 일자리 창출 기여도는 줄어든 반면 호텔·음식점·관광·정보기술(IT)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뉴욕주 노동부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호황기였던 1992∼2000년, 2003∼2008년 기간에 비해 2009년 이후 현재까지의 일자리가 가장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5년간 뉴욕에서 새로 만들어진 일자리는 42만5,000개에 달했다. 뉴욕의 총 일자리는 410만개다.
NYT는 최근 일자리 증가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처음으로 월스트리트의 기여도가 크지 않았던 점이라고 전했다. 금융심장부인 월가는 1990년대만 해도 뉴욕시 민간 부문 일자리 창출에서 10%를 차지했으나 이번에는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월가 없이도 뉴욕의 '자력 성장'이 가능하다는 신호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 일자리 증가에는 호텔·음식점 같은 저임금 영역이 큰 몫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과 건강 서비스 분야의 일자리도 크게 늘어났다. 또 구글·페이스북·버즈피드 같은 IT 기업들도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며 활발한 고용창출을 이끌어내고 있다. 뉴욕시 독립예산국(IBO)의 로니 로언스타인 감독관은 "월스트리트가 성장을 견인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 일자리 증가는 서로 다른 분야의 기업들이 다변화된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NYT는 이번 일자리 증가 추세가 1999년 IT 버블이 고점을 찍었을 때나 2007년 부동산 버블이 터지기 직전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무디스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다양한 분야의 일자리가 늘어난 것은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며 "버블이 터지거나 금융 서비스가 탈선하는 방향으로 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시는 이 같은 성장세가 계속될 경우 오는 2018년 말까지 25만개의 일자리가 더 생겨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이 경우 1950년 이후 가장 규모가 크면서도 장기간에 걸친 일자리 확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미 경제잡지 포브스는 "금융 분야의 고임금 일자리가 줄어들고 호텔·음식점 등 저임금 일자리만 늘어났다"며 "과거와 달리 전통적으로 저임금 분야의 일자리만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일자리가 늘어난 만큼 임금 상승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IBO에 따르면 뉴욕의 평균 임금은 8만7,642달러로 2007년보다 낮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