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매도」에 시가총액 1조7천억 줄어/결제방법 변경 등 시세조종 차단시급주가지수 선물거래와 관련된 한 외국인투자가의 현물투매로 주가지수가 폭락하는 사태가 벌어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이미 지난 5월 주가지수 선물시장이 개설되면서부터 우려됐던 사태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주가지수 선물 12월물」의 최종결제일인 12일 종합주가지수는 장마감 8분을 남겨둔 2시52분께 6백99.03포인트에서 6백89.38포인트(전날대비 하락폭 15.30포인트)로 9.65포인트가 급락하는 보기드문 현상이 벌어졌다.
주기지수 급락 경위는 후장마감 동시호가에 삼성전자, 한전, 대우중공업 등 지수산출 영향력이 큰 40∼50개 대형주에 대한 대량 매도주문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같은 사태는 2시52분께부터 전산장애로 인해 투자자들이 주문상황을 알수 없는 상태에서 벌어져 주식시장 혼란을 더욱 가중시켰다.
외국인의 현물주식 투매이유는 아직 뚜렷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높은 가격에 지수선물을 매도(Short Position:매도포자션)해 놓았던 모외국인투자가가 최종결제에서 보다 많은 차익을 얻기 위해 결제기준인 「KOSPI200지수」편입종목 40∼50개를 후장동시호가에 대량매도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 외국인은 주가지수선물 12월물 1천6백계약에 대해 80포인트를 전후한 가격권대에서 이미 매도포지션을 취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국인은 지난 11일 12월물 가격이 72.05포인트로 하락해 막대한 평가차익을 얻고 있었으나 막상 결제일(해당월 둘째 목요일)인 12일 장마감무렵 반등세를 보이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무더기 매도주문을 냈다는 것이다.
이로인해 선물거래를 했던 외국인투자가가 벌어들인 돈은 10여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되지만 주가하락으로 입은 투자자들의 피해액은 무려 1조7천97억원(시가총액기준)에 달했다.
또 12월물에 대해 매수포지션(Long Position)을 취하고 있었던 국내 투자자들도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이같은 사례는 우리보다 먼저 선물시장을 개설했던 일본이 외국전문 펀드매니저들로부터 수차례 당했던 일들이다.
일본은 이 문제를 선물결제 방법을 바꿔 해결했다. 선물결제일 기준가격을 후장마감 지수가 아닌 전장마감지수로 변경, 시장왜곡을 사전에 차단한 것이다.
오후장이라는 시간적 여유를 줌으로써 왜곡된 주가를 원상복구할수 있게 한 것이다.
증권전문가들은 『국제화를 실감한 하루』였다며 『전산장애로 주문파악이 힘들었지만 흔히 외국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기관투자가들이 예측하지 못했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정부당국은 증권사를 제외한 기관투자가들이 매도헤지 거래외에 다른 선물거래를 할수 없게 막고 있는 현행규정 개정을 서둘러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최상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