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상봉과 관련해 「불가」입장을 고수하던 북한측이 점차 「허용」입장으로 변화될 조짐을 보이고있다.현재까지 북한당국차원의 뚜렷한 입장변화 표명이나 반응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우리 정부도 최근 이산가족상봉과 관련된 북한의 변화에 대해 조심스럽지만 긍정적인 시각에서 재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들어 비공식적이지만 상봉 또는 생사확인을 해준 것을 비추어 볼때 금강산관광이 본격화할 내년초에는 어떤 식으로든 이산가족상봉 또는 생사확인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통일부 인도지원국 관계자는 『李모씨가 지난 9월 정부로부터 「이산가족 상봉」목적으로 방북승인을 받아 북한에서 이산가족을 만나고 돌아왔다』고 지난 1일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측은 이산가족 상봉을 목적으로 승인했지만 아시아 태평양평화위원회측의 초청목적은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아 북한당국이 이산가족 상봉을 공식 승인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李모씨가 북한방북 목적을 이산가족 상봉으로 명시하고 이를 북한당국에 보냈다는 점과 이를 북한당국이 허가한 점, 그리고 무엇보다 실제로 이산가족 상봉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앞으로 북한당국의 변화가능성을 시사하는 중요한 징후라고 북한관계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산가족 상봉과 관련, 북한의 변화징후가 처음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일 첫 금강산관광이 이루어졌을 때다.
지난달 20일 실향민 관광객 박순용(76)씨는 어머니 생사확인을 요청해 다음날 사망했음을 통보받고 간단한 제사까지 치뤘다.
생사확인은 朴씨가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에게 부탁해 이루어진 것으로 비록 비공식적이지만 확인해준 당사자가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이라는 점과 평양으로부터 확인연락이 왔다는 점은 예사롭게 넘길 수 없는 문제이다.
또 관광도중 오심례(80)씨를 비롯, 몇몇 실향민이 북한 지도원 등으로부터 생사확인을 제의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비공식적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섣부른 낙관은 실망만 커지고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정부차원에서 이산가족상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인덕 통일부장관은 『장소와 방법에 관계없이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할 것이며 금강산관광구역내에 면회소나 연락사무소를 개설하는 문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당국이 3개월이 지난 시점에 공식적으로 李모씨의 이산가족 상봉사실을 공개한 것은 남북한 당국 내지 북한과 현대그룹 사이에 긍정적 변화가 있지 않았느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장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