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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LG가 특허문제로 싸움을 계속한다면 결국 중국에 따라 잡히게 될 것입니다.”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의 폴 그레이 유럽 TV리서치 총괄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이탈리아에서 열린 ‘IFA 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최근 삼성과 LG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관련 특허분쟁에 대해 이같이 지적했다.
그레이 총괄은 “이미 중국업체들도 OLED 관련 기술을 축적하고 있다”며 “삼성과 LG의 특허분쟁이 지속될 경우 무섭게 추격하는 중국에 시장 지위를 내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서로 상대방이 자신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진행 중이다. 양사는 정부 중재 하에 특허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에 돌입했지만 최근 경찰의 삼성디스플레이 압수수색을 계기로 다시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그레이 총괄은 “최근 삼성디스플레이의 압수수색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과거 25년 전 일본기업들이 전자레인지와 관련된 특허공유를 통해 시장을 장악했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당시 일본의 전자업체들도 특허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었지만 마치 퍼즐조각을 맞추듯 특허 공동체를 만든 덕분에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결국 한국 기업들도 중국의 추격을 뿌리치고 전세계 OLED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선 법적 공방을 벌이기보다는 관련 특허를 공유하는 게 좋은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관심을 끌었던 애플의 TV 시장 진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애플은 성숙한 기술을 선호하기 때문에 OLED TV를 내놓을 가능성은 없다”며 “기존 TV의 경우 이윤이 적고 새로운 기술을 통해 시장에 뛰어들어야 하는데 애플이 그런 위험을 감수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레이 총괄은 최근 파나소닉의 PDP TV 사업 철수가 삼성과 LG에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영상 마니아들은 여전히 PDP TV를 선호하고 있는 만큼 특화된 시장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삼성과 LG는 앞으로 PDP를 좋은 카드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