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기업연금시대](상) 기업연금제도란

우리나라에도 기업연금제도가 도입된다. 정부는 조만간 보험사, 은행, 투자신탁회사에 기업연금상품인 퇴직보험과 퇴직일시금신탁 상품인가를 내줘 취급을 허용할 방침이다.지금까지는 생명보험회사가 기업연금상품과 유사한 종업원단체퇴직보험을 독점 취급해 왔는데, 약 40~50조원으로 추정되는 퇴직금시장에 은행과 투신사가 가세함으로써 이들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기업연금제도의 전반적인 내용과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문제점 및 대안을 알아본다.【편집자주】 기업연금제도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퇴직소득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즉 종업원의 노후소득보장을 위해 기업이 단독부담, 또는 종업원과 공동부담으로 필요한 재원을 사전에 적립한 후 퇴직한 종업원에게 연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국민의 안정적 노후생활을 보장하는 연금에는 사회보장인 국민연금, 개인보장인 개인연금, 그리고 기업보장인 기업연금이 있다. 이중 국민연금은 지난 88년, 개인연금은 94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개인연금은 어느정도 경제적 여건을 갖춰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따르며, 국민연금은 소득대체 효과가 미흡한 실정이다. 실제 국민연금의 현행 소득대체율은 15~40% 남짓으로 적정소득대체율인 퇴직전 소득의 65~75%에 현격히 못미치고 있다. 또한 오는 2030년부터는 지출예상액이 적립금의 수입예상액을 초과, 2050년에는 기금고갈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기업연금의 사회적 기능을 대신해 온 퇴직금제도는 근로자 수급권보장이라는 측면에서 상당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우리나라 근로기준법은 퇴직금지급을 강제화하고 있지만 정작 법정퇴직금 지급을 위해 기업에 부과하는 실천적 의무조항은 없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기업들은 그동안 자의적으로 법정퇴직금을 퇴직급여충당금으로 사내유보하거나 종퇴보험에 가입하는 방식으로 사외적립해왔다. 그러나 퇴직급여충당금은 기업의 운전자금으로 이용되기 일쑤였고, 종퇴보험 적립재산 역시 기업의 담보대출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기업연금제도가 도입되면 회사가 도산하더라도 퇴직보험 또는 퇴직일시금신탁에 적립된 재산만큼은 수급권이 보장된다. 또한 기업은 기업연금을 통해 근로의욕 제고 및 노사안정을 통한 생산성 향상을 꾀할 수 있으며, 우수인력 유치라는 부대효과도 거둘 수 있다. 지난 97년 현재 국내 퇴직금시장은 40조원 정도며, 매년 5,000~8,000억원 정도 순증하고 있다. 관련업계는 기업연금이 차지하는 사회적 비중과 민감성, 그리고 연금규모의 발전속도에 비춰 보험사, 은행, 투신권의 경쟁이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정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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