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일본기업, 2조4,000억 달러 현찰 쥐고 해외기업 사냥

소니ㆍ후지필름 등 일본 기업들이 2조4,000억 달러에 이르는 풍부한 현금자산을 바탕으로 해외기업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 경기침체와 대지진으로 인해 실적부진이 이어지면서 해외기업 인수를 통한 수익 창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현재 일본 기업들이 보유한 현금자산 총액이 2조4,000억 달러에 이른다. 일본 기업들은 올해 해외기업 인수에 250억 달러 이상을 썼다. 이 추세대로라면 연말까지 총 600억 달러에 달해 최고를 기록했던 2006년 해외기업인수 총액 370억 달러를 훨씬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경제가 침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최근 대지진으로 상황이 악화되자 일본 기업들이 해외기업 인수를 통해 새로운 수익 창출을 모색하는 것으로 블룸버그 통신은 분석했다. 일본 최대 전자제품 수출업체 소니는 1958년 상장된 뒤 처음으로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최근 해킹 공격으로 1억 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누출되는 악재가 겹치면서 전문가들은 소니의 올해 순이익이 31%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후지필름은 필름ㆍ디지털카메라 분야에서 5년 연속 판매가 줄어들면서 지난해 3,258억 엔의 수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이는 2006년 대비 절반 수준이다. 영업실적 부진에도 소니와 후지필름의 현금보유는 급격히 늘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소니는 3월 기준으로 지난 5년 동안 현금이 7배 늘어 83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후지필름은 같은 기간 현금자산이 2배 늘어 18억 달러를 기록했다. 풍부한 현금자산을 무기로 일본 기업들은 해외기업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 M&A를 통해 새로운 사업 분야를 개척함으로써 전통적인 사업 영역에서의 부진을 만회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소니는 최근 대형스크린 영화관을 운영하는 아이맥스(IMAX)사와 온라인 DVD 대여점 넷플릭스(Netflix)사를 인수하려 한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후지필름은 지난 2월 글로벌 제약회사 머크사의 바이오의약 사업부를 인수했다. 헬스케어 분야에 투자해 필름과 카메라 사업의 판매실적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목표다. 후지필름은 지난해 일본 바이오기업 제이테크(J-TEC)를 인수하기도 했다. 다카오 아오키 후지필름 대변인은 “후지필름은 의학ㆍ생명과학 분야 기업 인수에 관심이 있다”며 “기업인수에 연간 1,000억엔의 예산을 책정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각에선 1980년대 고속 성장으로 일본에 해외자산 인수 붐이 버블로 이어진 것을 떠올리며 최근 일본 기업들의 적극적인 해외기업 인수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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