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고가 처음이어서 분실 당시 카드 소지자가 누구였느냐가 그렇게 중요한 일인지를 몰랐다. 다음에 카드사고가 나면 누가 잃어버렸건 본인이 소지했다고 이야기할 것이다.혹시 삼성카드사의 채권과에 가보셨는가. 거기 가면 분실신고 양식 견본이 있는데 「카드에는 서명을 하셨습니까」라는 난에 「서명을 안했음」「서명하지 않은 이유는」난에는 「귀찮아서」라고 써 있습니다. 또 본인소지 여부 난에는 「집사람이 보관」이라고 돼 있다.(영등포지점)
완전히 카드사에서 배상하지 않는 조건을 정확하게 견본으로 해놓은 것이다. 법을 모르고 카드사용 약관을 잘 읽어보지 않은 사람들이 골탕먹기 좋게 말이다.
채권과 직원의 말은 더 우스웠다. 처음에 수사를 의뢰했을 때는 『없는 돈이라고 생각하시고 잊고 있으면 잘 처리하겠다』고 해놓고 10원도 배상해주지 않으면서 금강제화에서 80만원어치 상품권을 사면서 자기 신분증도 아닌 남의 신분증을 제시하는 도둑에게 본인확인을 한 것을 인정한다고 한다.
그 상품권을 판매했다는 여직원에게 도둑의 인상착의를 물어보니 처의 가게에 들어와 혼을 빼놓고 간 여자와 인상착의가 일치했다. 인상착의까지 기억하는 여직원이 남의 신분증인지 아닌지를 확인 못한 책임은 10원어치도 묻지 않고 『업소에서 물건을 팔면서 신분증 제시를 요구한 것만으로도 의무를 다했다』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만 하고 있었다.
조광희CGH1996@SB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