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서브리스 채권] 리스사 워크아웃 새 쟁점 부상

서브리스 채권이 리스사 워크아웃에 새 쟁점으로 부상했다. 이에 따라 한국개발리스에 대한 워크아웃 추진이 다시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은행들은 기업구조조정위원회가 최근 서브리스 채권을 상거래채권으로 분류, 워크아웃 대상 여신에서 제외할 움직임을 보이자 『은행 부담만 늘어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서브리스가 상거래 채권으로 판정되면 개발리스에 돈을 빌려준 종금사와 리스사들이 대거 협약 대상에서 제외되므로 시중은행들만 남아 대출금을 출자전환해주고 신규자금을 지원하는 등 부담을 져야 한다. 기업구조조정위는 오는 7일 공식 회의를 열고 서브리스를 상거래 채권으로 분류할 것인지, 아니면 금융채권으로 놓을 것인지를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할 예정이다. 은행들은 서브리스가 상거래 채권으로 분류된다면 9일 열리는 개발리스 채권단회의에서 워크아웃에 반대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워크아웃이 무산되면 개발리스는 법정관리 또는 가교리스에 맡겨지게 된다. ◇서브리스란= 리스회사가 경쟁관계인 다른 리스사나 종금사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설비를 구입, 제조업체에 대여해준 경우를 말한다. 리스 자금이 대부분 외화여서 이를 조달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도입된 개념이다. 리스사들은 리스채를 발행하거나 은행대출, 자체 리스료 수입 등을 통해 재원을 조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오호근(吳浩根) 기업구조조정위원장은 최근 종금사 대표들과의 회동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서브리스가 상거래 채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상거래 채권은 워크아웃 대상 여신에서 제외되므로 채권자들이 협약의 제한을 받지 않고, 만기가 되면 회수를 할 수 있다. ◇은행들 일제 반발= 개발리스의 서브리스 채무는 약 7,000억원 가량. 전체 채무(4조2,000억원 상당)의 16%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은행들은 『채권단이 십시일반으로 손실을 분담해 기업을 살리자는 것이 워크아웃의 취지인데, 목소리 큰 종금사들만 협약에서 빼주는 것은 부당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앞서 채권단은 외국계 채권금융기관에는 우대조치를 부여, 채권금액의 30% 가량을 탕감해주면 빚을 갚기로 의견을 모은 상태. 따라서 이들이 모두 채권을 회수해가면 시중은행들만 워크아웃 채권단으로 남게 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서브리스도 운용자금을 조달한 것인데 어떻게 상거래 채권이 될 수 있느냐』며 『개발리스가 외국계 금융기관과 종금사 등에 빚을 갚으려면 채권은행들로부터 돈을 꿔야 하니, 은행들이 대신 갚아주는거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리스사 워크아웃 흔들= 개발리스의 워크아웃은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해 있는 다른 리스사들에게도 초미의 관심사다. 기업은행 자회사인 기업리스도 개발리스의 향방을 보아가며 워크아웃을 신청하겠다는 의사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채권의 48.7%를 차지하고 있는 시중은행들이 서브리스 문제를 들어 반대할 경우 워크아웃이 불발로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기업구조조정위 관계자는 『금융기관에 대한 워크아웃 적용이 처음이다보니 채권 분류에서부터 문제가 불거졌다』면서 『워크아웃이 무산된다면 법정관리나 가교회사로 넘어가는 방법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발리스의 대주주인 일본 오릭스가 가교회사 편입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구조조정위 관계자는 『워크아웃 협약에 따라 대주주에게도 최대한의 자구노력을 이끌어낼 방침이지만 오릭스가 뚜렷한 방향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워크아웃 추진이 힘들어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주채권은행인 한빛은행은 개발리스의 자본금을 전액 감자하고 국내 채권단이 4,000억원을 출자전환하고 오릭스가 1,000억원을 신규 출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한상복 기자 SBHA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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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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