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일단 대선에서 승리한 만큼 당권 재편에 따른 진통을 겪고 있는 민주통합당과는 달리 황우여 대표 체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당 대표로서 대선 과정 내내 광주에 머물면서 호남 표심을 이끌어냈다는 평이다.
2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있었던 최고위원회의에서도 황 대표의 공이 거론됐다.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을 맡았던 이정현 최고위원은 "이번 대선에서 새누리당이 마침내 호남에서 염원하던 두자리 득표를 했다"며 "(황우여) 당 대표가 현지에서 거의 상주하다시피 하면서 혼신의 노력을 쏟아서 이런 결과를 얻게 된 것에 대해 특별하게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이번 대선에서 박 당선인의 호남지역 득표율은 13.2%(15만315표)다. 이는 제17대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9.04%(8만6,149표)에 비해 4.16%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정권 초기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서도 새 체제로의 변화보다는 기존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다.
당 관계자는 "황 대표는 그동안 박 당선인과 대표로서 호흡을 맞춰왔으니 정권 출범 이후 당ㆍ청관계는 안정적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새누리당이 그동안 민주당의 잦은 당권 교체를 비판해온 만큼 명분 없이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는 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황 대표가 자신의 임기인 오는 2014년까지 대표직을 유지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변수가 발생할 경우 조기 전당대회를 치를 가능성도 부인할 수 없다. 일단 내년 4월 재보궐선거에서 김무성 전 총괄선대본부장이 원내로 진입한다면 당권 교체가 일어날 확률이 높다. 특히 집권 초기 국정 운영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돌파구의 하나로 당 대표 책임론이 불거지며 김 본부장으로의 당권 교체가 맞물려 발생할 수도 있다.
김 전 본부장은 대선 기간 중 새누리당을 실질적으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며 대선 승리의 1등 공신으로 떠올랐다. 선대위 관계자는 "김 본부장이 원내에 진입한다면 당권이 그쪽으로 이동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전당대회가 열린다면 김 전 본부장 외에도 다른 주자들이 참여하면서 친박계와 비박계 간의 세 대결이 이뤄질 수도 있다. 아직까지는 친박계의 세력이 압도적이지만 국민대통합과 탕평 인사를 강조하는 박 당선인의 스타일상 당권은 비박계가 맡도록 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대선 경선 당시 한 후보 측 관계자는 패배의 원인으로 당내 세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꼽으며 차기 대권을 위해 당권을 잡는 작업부터 시작하겠다는 분석을 한 바 있다.
이 경우 정몽준 전 대표와 이재오ㆍ김태호 의원 등 차기 대권주자들이 경쟁에 뛰어들어 리더십과 운영능력을 검증 받는 자리로 활용할 수도 있다.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을 이끌었던 남경필 의원과 나경원ㆍ원희룡 전 의원 등의 전대 출마 가능성도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