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절약이 에너지다] <1부·끝> 소비대국 코리아 ⑥ 기술로 아낀다

"에너지 절감 기술로 원가 줄이자" 기업은 끌고 정부는 밀고<br>온실가스 감축 의무화 맞물려… 폐열회수 분야등 투자 잇달아<br>ESCO 인증업체 갈수록 늘어<br>정부도 "절약산업 육성 기회" 금융·기술개발 지원 대폭 늘려

에너지 절감을 통해 원가를 줄일 수 있다는 인식이 높아지며 에너지 절약기술을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COEX에서 열린 '에너지절약전문기업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이 현대차의 연료전지 자동차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서울경제DB



우리나라 대학 중 에너지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서울대학교는 최근 관악캠퍼스 소재 건물 45개동의 냉난방시설을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약 172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지만 서울대가 직접 들이는 비용은 없다.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 사업을 통해 정부로부터 자금을 대출받아 시설에 투자하고 매년 에너지 절약으로 발생하는 수익으로 투자금을 회수하기 때문이다. 포스코도 정부의 에너지이용합리화자금을 통해 광양제철소 공정을 개선했다. 기력발전 폐압회수용 감압터빈 발전기를 설치함으로써 손실되는 에너지를 회수해 전력생산 및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를 통한 에너지 절감량은 연 9,208㎿h, 절감액은 연 5억원에 달한다. 기업들의 에너지 절약은 곧 비용으로 직결된다. 이에 따라 기존 설비를 교체하는 것뿐 아니라 신규 공장을 설립하는 과정에서도 에너지 절감기술을 중시하는 기업들이 많아졌다. 이태용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은 "온실가스 감축의무 이행과 더불어 에너지 절감을 통해 원가를 절감한다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에너지 절약기술에 대한 투자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며 "전세계가 기후변화 대응에 동참하고 있어 전문성과 경쟁력을 갖추면 해외진출까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절약형 제품 보급으로 효율성 제고=고유가ㆍ에너지 다소비 시대에 에너지 절약형 제품은 최고의 비용절감 수단으로 꼽힌다. 에너지 효율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질수록 제조업체들도 관련기술 개발에 더 많은 힘을 쏟아 선순환 효과를 내게 된다. 정부는 에너지기술개발사업 정책과제를 통해 에너지 효율 개선 신기술 개발을 지원한다. 대표적인 것이 가전기기용 가변 자속형 고효율 구동 전동기 시스템. 전체 전기 소비량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세탁기 및 에어컨 등 가전기기 전동기의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기술이다. 건물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행위 모니터링 및 제어기술과 에너지 초절감 신공법 유리 용융공정 및 내화소재 개발(공정기술) 등도 중장기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또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가전기기ㆍ사무기기ㆍ조명기기ㆍ열사용기기 등의 에너지 효율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에너지소비효율등급표시제도 ▦대기전력저감프로그램 ▦고효율에너지기자재인증제도 등 세 가지의 효율관리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에너지소비효율등급표시제도는 1∼5등급으로 구분해 에너지소비효율등급 라벨을 표시하고 최저효율기준 미달제품의 생산·판매를 금지하는 의무제도다. 현재 가전기기 등 23개 품목을 대상으로 시행되고 있다. 대기전력저감프로그램은 대기전력을 감소시킬 수 있는 절전형 제품을 보급하는 제도로 정부가 제시하는 기준을 충족시킨 제품에는 에너지절약마크가 부착된다. ◇대중소기업 에너지 절감사업 진출 확대=에너지 절약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관련기업들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대중소기업 가릴 것 없이 관련사업에 적극 진출하며 시장선점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LS산전ㆍ한국하니웰ㆍ에너지솔루션즈 등은 노후 아파트의 난방시설을 에너지 효율이 높은 설비로 교체해주는 사업에 진출했고 중소기업인 에너지솔루션즈는 폴리실리콘 업체인 OCI 포항공장에 스팀공급배관 설치공사 공급계약을 맺었다. 한국하니웰과 에너지솔루션즈는 지난 2009년 정부로부터 우수 ESCO인증업체 지정을 받기도 했다. ESCO는 기술과 자금조달 능력이 부족한 사업자를 대신해 에너지 시설을 교체ㆍ개선하고 에너지 절약분으로 투자비를 회수하는 기업이다. 가장 대표적인 기업은 삼성에버랜드. 이 회사는 폐열회수ㆍ공정개선 등 플랜트 분야 에너지 절감사업에 진출한 국내 ESCO 1호 기업이다. ◇에너지 절약산업 육성 기회로=정부도 지금이 에너지 절약산업 육성을 위한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하고 팔을 걷어붙였다. 우선 정부는 에너지 효율 관련 수요를 공공 부문에서 적극적으로 창출해나가기로 하고 냉난방ㆍ단열개선 등을 포함한 정부청사의 ESCO사업을 시행했다. 또한 올해 70억원을 투입해 서울 소재 공공임대아파트 7개 단지 3,809세대를 대상으로 중앙난방 방식의 노후 난방시설을 개별난방용 고효율 가스보일러로 교체할 예정이다. 산업 분야에서는 에너지의무진단 결과 에너지 절약효과가 높고 경제성이 있을 경우 해당 기업의 ESCO 추진을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금융지원도 대폭 확대한다. 정부는 신용도가 낮은 중소 ESCO기업의 자금흐름을 원활히 하기 위해 정책자금 확대와 민간금융 활성화를 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신용도가 낮아 자금조달이 어려운 중소기업에 요율 0.5% 이하의 보증보험을 제공하는 공제조합을 설립하고 ESCO 기업이 조합에 출자금을 납부하면 계약시 출자금과 비례해 채무보증과 이행보증을 제공할 계획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