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덥고 습한 공기 빠르게 유입돼 기온 급상승

12호 태풍 '나크리' 올라오는데 폭염은 왜<BR> 주말 제주·남해안 폭우·강풍… 3일 서울 등 영향<BR> 지자체 등 비상체제 돌입… "피서객 안전 주의를"

제12호 태풍 '나크리'가 북상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을 비롯한 전국 대부분의 지역이 폭염에 시달리면서 그 이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나라 남쪽에 위치한 태풍이 덥고 습한 공기를 빠르게 유입시키는 발전기 역할을 하면서 폭염이 한층 심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1일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과 경기 북부의 낮 최고 기온이 이틀 연속 35도를 넘어서며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또 강원·충청·경상도 등에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전국이 찜통더위에 시달리게 된 것은 태풍의 영향으로 덥고 습한 공기가 한반도로 대거 유입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허진호 기상청 통보관은 "태풍 없이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에 영향을 주면 따뜻한 공기의 유입 속도가 더디다"며 "하지만 태풍이 일종의 발전기 역할을 하면서 더운 공기를 빠르게 실어 날라 무더위가 한층 강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나크리가 주말부터 우리나라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면서 무더위는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나크리는 현재 중심기압 980헥토파스칼, 최대풍속 25m/s의 중형태풍으로 일본 오키나와 북서쪽 약 150km 부근 해상에서 시간당 11km의 속도로 북진하고 있다. 제주도는 2일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겠고 서울과 충청·전라도 등은 3일부터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2일 제주도는 100~200㎜의 강우가 예상되고 남부지방(20~60㎜)과 경기도(5~40㎜)에도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허 통보관은 "주말에 제주도와 남해안, 지리산 부근을 중심으로 시간당 40㎜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어 산사태와 축대 붕괴 등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또 강풍과 집중호우로 해안과 계곡 등의 피서객이 고립되거나 위험해질 수 있어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나크리의 직간접적인 영향으로 폭염은 주말 이후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허 통보관은 "전국에 비가 내리면서 기온이 다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태풍이 물러난 뒤에는 따뜻한 남서풍의 영향으로 무더위가 다시 시작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크리가 빠른 속도로 한반도에 접근하면서 전국 지자체와 소방방재청은 비상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날 25개 구청과 긴급회의를 열어 저지대 상습 침수구역과 급경사지, 낡은 축대 등의 점검을 시작했다. 경남·전남 등 전국 대다수 지자체도 119비상상황실을 운영하고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다. 소방방재청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해 비상체제로 전환했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나크리는 진로와 강도 측면에서 지난 2011년 발생한 태풍 '메아리'와 유사할 것"이라며 "피서객 대피 등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2년 전 한반도에 영향을 미쳤던 태풍 메아리는 강풍과 폭우를 동반해 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10만여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또 농경지와 주택이 다수 파손·침수돼 재산상의 피해가 발생했다.

나크리의 북상으로 본격적인 피서철을 맞아 마련된 각종 축제 등 행사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부산바다축제와 목포해양문화축제 등 이번 주말 마련된 행사가 취소되거나 차질을 빚게 됐다. 또 제주도는 항공과 선박이 다수 결항되면서 관광업계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관광협회는 피서 절정기인 2∼3일 이틀간 7만여명의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내다봤지만 태풍의 영향으로 상당수가 관광일정을 취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동효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