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계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현역선수를 꼽으라면 누가 있을까. 골프의 타이거 우즈와 테니스의 로저 페더러 또는 라파엘 나달, 축구의 리오넬 메시, 육상의 우사인 볼트 등이 당연히 후보에 올라야 할 것이다. 여기에 국내에는 다소 낯설지만 강력한 후보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바로 F1(국제자동차경주대회)의 제바스티안 페텔(26ㆍ독일)이다. F1은 연간 TV시청자 수가 6억명에 이르는 인기스포츠다.
지난 2008년 이탈리아 그랑프리에서 역대 최연소(21세76일) 그랑프리 우승기록을 수립했던 '신동' 페텔은 현재 신동을 넘어 '지존'으로 군림하고 있다. 올 시즌 13개 그랑프리에서 일곱 차례나 우승을 쓸어 담자 협회가 페텔의 독주를 막기 위해 내년부터 규정을 대폭 바꾸기로 할 정도다. 그런 페텔이 한국에 온다. 4~6일 전남 영암의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에서 열리는 F1 코리아 그랑프리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올 시즌 전체 19개 그랑프리 중 14번째 순서로 진행되는 그랑프리 대회다.
◇4시즌 연속 우승에 다가선 슈마허 후계자 페텔=페텔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미하엘 슈마허(독일)의 후계자로 불린다. 슈마허는 통산 91차례 그랑프리 우승에 7차례 시즌 우승의 대기록을 갖고 있는 'F1황제'. 페텔은 그랑프리 통산 33승에 2010년부터 3년 연속 시즌 우승을 달성하며 슈마허의 기록에 서서히 접근해가고 있다.
올 시즌 우승도 페텔의 차지일 확률이 높다. 현재 드라이버 순위에서 2위 페르난도 알론소(스페인)를 60점차로 넉넉히 앞서 있다. F1의 그랑프리 포인트는 1~10위까지 각각 25ㆍ18ㆍ15ㆍ12ㆍ10ㆍ8ㆍ6ㆍ4ㆍ2ㆍ1점. 시즌종료까지 코리아 그랑프리를 포함해 6개 대회밖에 남지 않아 알론소의 역전 가능성은 크지 않다. 공교롭게도 알론소는 2010년 1회 코리아 그랑프리 우승자이고 페텔은 이듬해와 지난해 코리아 그랑프리에서 샴페인을 터뜨렸다.
코리아 그랑프리는 5,615㎞ 길이의 서킷을 55바퀴 돌아 순위를 가리는 경주. 직선구간에서는 최고시속 320㎞가 찍히기도 하며 1시간30분대에서 우승자가 나온다. 4일에는 연습주행, 5ㆍ6일에는 예선과 결선이 진행된다. 한 바퀴 기록을 다투는 예선에서 높은 순위에 올라야 결선 출발 때 유리한 자리에 배치된다.
◇22명뿐인 F1 드라이버=F1 드라이버는 전세계에 22명밖에 없다. 평균연봉이 70억원에 이를 정도로 화려하지만 그만큼 힘든 직업이기도 하다. 시속 300㎞가 넘는 경주차에서 1시간30분여를 견디는 것 자체가 일반인에게는 불가능한 일이다. 경주차 내부온도는 60도까지 치솟으며 코너를 돌 때는 중력 5배의 힘을 이겨내야 한다. 경주를 마치면 2㎏쯤 체중이 빠져 있다.
22명의 드라이버 중 현재 아시아인은 한 명도 없다. 지난해까지는 고바야시 가무이(일본)라는 드라이버가 활약했지만 소속팀에서 방출됐다. 한국인은 아무도 F1 경주차에 앉지 못했다. 올 7월 F3에서 우승한 임채원에게 기대가 모아지지만 그는 내년이면 서른이다. 보통 드라이버는 F3에 이어 GP2를 거쳐 F1에 데뷔한다. 한편 F1을 후원하는 기업은 전세계적으로 수십여개에 이르며 국내 기업 중에는 LG전자가 있다. LG전자는 2009년부터 F1의 글로벌파트너로 활동하며 기업로고 노출 등의 대가로 연간 300억원 정도를 후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