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르세데스벤츠로 유명한 독일 다임러그룹이 국내 카셰어링 시장 진출을 추진한다. 카셰어링은 보통 10분 단위로 차를 빌려 쓰는 것으로 싼 가격과 편리함으로 최근 이용 고객이 급증하는 추세다. 특히 다임러가 수입차 업체로는 처음으로 국내 카셰어링 시장에 진출하면 관련 산업에 일대 변화가 일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브리타 제에거 벤츠코리아 대표와 아디 오펙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대표 등 벤츠 관계자들은 지난해 12월 부산광역시를 찾아 다임러의 카셰어링 서비스인 '카투고(Car2Go)' 사업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부산시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벤츠 관련 인사들은 서병수 부산광역시 시장도 예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벤츠는 특히 부산시에 주차공간을 마련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내 공영주차장이나 남는 공간, 아파트 등에 '카투고' 서비스를 위한 주차장을 유료로 확보하는 데 시가 도움을 달라는 것이다. 다임러의 이 같은 요청은 카셰어링 사업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거점별로 차를 주차시킬 수 있는 장소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주차공간 확보를 위해 시가 적극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시도 '카투고' 사업을 긍정적으로 보고 담당과에서 지원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다임러는 독일을 비롯한 유럽과 북아메리카의 30개 도시에서 '카투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자사의 경차인 '스마트'가 주력차종이며 이용 고객은 90만명에 달한다. 편도뿐 아니라 분 단위로도 사용이 가능하며 스마트폰을 이용한 주차비 지불도 가능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다임러가 본격적으로 국내에 진출하면 국내 카셰어링 산업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특히 카셰어링은 주택처럼 차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빌려 타는 문화로 바뀌는 흐름을 활용한 사업이어서 성장 가능성이 높다. 개인 리스와 개인 장기 렌터카 산업이 최근 급성장세를 보이는 것도 같은 흐름이다. 세계적 투자사인 베인캐피털이 지난해 국내 카셰어링 1위 업체인 쏘카에 180억원을 투자한 것도 시장의 성장성 때문이다.
쏘카의 경우 지난해 3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지만 내년께는 매출이 1,000억원대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생 등 20~30대에서부터 인기를 끌면서 자체 회원만 52만명에 달한다. 차를 빌리는 데 10분에 1,000원이며 심야에는 80%나 할인된다. 서울시내에는 약 500m마다 차를 빌릴 수 있는 장소가 마련돼 있다. 일 단위로 대여가 가능하고 차고지가 제한돼 있는 렌터카와 다른 점이다.
2위 업체인 그린카도 차량 대수를 계속 늘려 현재 1,600여대를 운행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임러가 국내 카셰어링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국내 자동차 문화가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앞으로 카셰어링뿐만 아니라 자동차 판매 등에도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