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걱정보다는 아이디어를 정말 실행에 옮기는 창업 의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아직까지는 제대로 된 창업준비생 수보다 엔젤투자 수요가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노정석(사진ㆍ36) 아블라컴퍼니 대표이사는 20일 서울 신사동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 취재진과 만나 창업준비생들이 제대로 된 열정을 가질 것을 수차례 강조했다. 스펙 쌓기를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 "이것 아니면 안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창업에 달려드는 자라면 현 시점에서 투자자금 확보가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노 대표는 엔젤투자 업계의 대표적인 고수로 꼽힌다. 그는 20세부터 사업을 시작해 지금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인 아블라컴퍼니를 비롯해 총 네 번의 창업을 했다. 첫 회사인 보안업체 인젠은 코스닥시장에 상장시켰고 세 번째 회사인 블로그서비스업체 태터앤컴퍼니는 글로벌 기업인 구글에 성공적으로 매각했다. 하지만 두 번째 회사인 보안업체 젠터스는 설립 1년 만에 문을 닫는 실패도 겪었다.
노 대표는 이러한 다양한 사업 경험을 창업준비생들과 공유하기 위한 순수한 목적으로 지난 2008년부터 엔젤투자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10개 스타트업 회사에 대해 엔젤투자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 가운데 9개 정도는 이미 노 대표의 자문이 필요 없을 정도로 사업이 안정화된 상태다. 지난 2010년 투자한 티켓몬스터의 경우 지난해 세계 2위 소셜커머스 업체인 리빙소셜에 인수되면서 투자자금의 몇 배에 달하는 수익을 얻기도 했다.
노 대표는 "수익을 얻기 위한 목적보다는 주변에 창업을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창업 선배로서 멘토가 되기 위해 엔젤투자를 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투자 대상이 이제 완전히 자립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와 스톤브릿지캐피탈, 미국 인사이트벤처파트너스와 함께 패스트트랙아시아라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전문 업체도 설립했다. 이 회사는 투자회사의 단순한 멘토 역할을 넘어 사업에 필요한 인맥ㆍ전략ㆍ엔지니어ㆍ마케팅 등 모든 소스를 제공하는 지원 기능을 갖추고 있다.
노 대표는 창업준비생들이 갖춰야 할 덕목으로 ▦'일단 해보자' 는 신념 ▦조급해하지 않기 ▦성공지점을 늘 그려보는 이미지 트레이닝 등을 꼽았다. 아이디어가 얼마나 창조적인가 보다 그 아이디어를 실행으로 옮길 의지가 얼마나 강한가를 엔젤투자의 핵심으로 보는 것이다. 그는 "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는 세상에 산처럼 많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그것을 악착 같이 실행에 옮기는 의지"라고 말했다.
노 대표는 이어 "2000년대 초반 붐을 이뤘던 벤처기업들이 지금 대부분 사라진 것은 사업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간과했기 때문"이라며 "현재 창업자들은 당시보다 글로벌 마인드가 잘 갖춰져 있는 것 같아 미래가 밝다고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