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역동성·독특함만이 해답은 아니다


외국인 비즈니스맨들과 한국 시장에 대해 이야기할 때 자주 듣는 두 단어가 있다. 하나는'역동적(Dynamic)', 또 다른 하나는 '독특한(Unique)'이라는 단어다. 특히 한국의 자동차 시장과 수입차 시장은 '역동적'이며 '독특한' 특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대표적인 산업 중 하나다. 한국의 자동차 산업은 전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성장을 이뤄왔다. 1980~1990년대 자동차 산업의 글로벌 기업 중 한국 자동차를 주목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지만 지금은 '상전벽해'라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눈부신 성장을 이뤘다. 한국의 자동차 산업이 '역동성'을 상징한다면 한국의 수입차 시장, 더 나아가 한국의 자동차 시장은 '독특함'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국산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이 이처럼 높은 나라를 찾기란 쉽지 않다. 수입차 시장 역시 고가의 중대형차가 시장을 선도하는 유례를 찾기 어려운 독특한 시장이다. 한국의 수입차 시장이 고가의 대형차가 주도하는 역피라미드형 구도로 시작한 것은 수입차 개방 초기 한정된 고객을 대상으로 국산차가 제공하지 못했던 대형차 시장을 중심으로 시장을 개척해온 수입차 업체들의 전략이 크게 작용했다. 그후 수입차 시장이 성장하면서 항아리형 시장으로 변모하고 있으며 이제는 소형차 시장이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피라미드 구조로 나아가고 있다. 자동차 산업의 예에서 보듯 우리의 역동성은 한국의 대표적인 장점이고 눈부신 경제성장의 핵심동력으로 작용해왔다. 하지만 경제의 글로벌화가 심화되는 현 시점에서 '역동성'과 '독특함'을 반드시 장점으로만 봐야 하는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역동적인 특성은 자칫 예측이 불가능한 시장으로 간주되고 독특한 특성은 '이해하기 어려운 비즈니스 관습'으로 오해되는 경우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최근 수입차 시장 점유율이 점차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국산차 업체의 점유율 하락을 우려하는 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를 위기로 볼 것이 아니라 기회로 봐야 한다. 안방에서 거센 도전에 직면할수록 국산차 업체들의 경쟁력은 높아질 것이고 이는 해외시장 진출과 개척에 있어서 소중한 자양분 역할을 하게 될 것이 자명하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