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기업 「친근한 광고」 붐/“이미지제고 통한 감성호소 효과”

◎기술·도전성 탈피 신뢰감 최우선「사랑해요」(LG) 「믿을 수 있는 친구」(삼성) 「사람·사회·미래」(현대) 「가까이 더 가까이」(한화)…. 요즘 어디를 가나 쉽게 접하게 되는 주요 그룹들의 광고카피(문구)다. 이들 카피는 각 기업의 컬러에 어울리는 독특한 표현을 쓰고 있지만 그 의도하는 바는 단 하나다. 소비자와 함께하는 친근하고 신뢰감을 주는 기업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다. 기술력, 도전성, 국가경제기여 등을 강조하던 종전의 광고와는 달리 삼성·현대·LG·대우·쌍용·한화 등 주요그룹들은 이처럼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기업이미지구축에 나서고 있다. 삼성그룹은 「초일류 기업」을 강조해 온 기존의 이미지전략에서 벗어나 노인과 어린이, 집단생활을 하는 얼룩말 등을 내세워 「믿을 수 있는 친구」로 이미지를 바꾸고 있다. 삼성은 친근감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자체 조사결과를 토대로 빙벽을 타는 산악인을 등장시켜 고난을 극복하는 인간의 참모습을 담은 광고도 준비하고 있다. 기술력과 국가경제공헌 등을 강조했던 현대그룹도 「사람·사회·미래」라는 카피를 통해 「부드러운 기업」임을 강조하고 있다. 현대는 한 걸음 나아가 각 계열사 광고에도 천진난만한 어린이를 등장시켜 친근하고 신뢰감이 가는 기업의 이미지를 만들어갈 예정이다. 현대는 사업구조가 건설·중공업등 중후장대해서 「무거운 기업」이라는 인상이 강했었다. 세계화와 역동성·강인함을 함께 추구해 온 대우그룹도 『21세기에는 우리가 세계의 중심이 될 거래요』라는 어린이모델의 입을 통해 부드러운 기업·세계일류기업의 모습을 만들고 있다. 스티븐 호킹박사를 등장시켜 기술력을 강조해 온 쌍용그룹도 최근 「믿음기업」이란 새로운 용어를 사용해 「부드러운 기업」을 표방하고 있다. 동부그룹과 새로 출범한 새한그룹 등도 친근감을 높이기 위한 광고를 준비중이다. 기업들의 이런 움직임은 단순한 상품력과 기술력을 강조하는 것보다는 사랑, 친근함, 신뢰감 등과 같은 감성적 요소들이 소비자들에게 더욱 호소력이 있다는 분석에서 비롯되고 있다. 비자금사건과 잇따른 대형 기업의 부도여파로 실추된 기업들의 이미지를 회복하는 동시에 단순한 상품광고보다 판매에 더 강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95년 구본무회장 취임후 대대적인 기업이미지통합작업을 벌여 성공한 LG그룹을 비롯해 한화그룹의 경우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LG그룹은 「사랑해요」시리즈로 가장 친근한 기업으로 이미지를 굳혔고 지난해 「가까이 더 가까이」를 등장시켰던 한화는 최근 일반인들 사이에 「괜찮은 기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한화그룹 기획실관계자는 『종전의 광고가 기업내부의 목소리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이었다면 최근은 소비자들에게 다가가 친근한 동반자임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민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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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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