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영화 리뷰] 성적 판타지의 고백, 이 부부에겐 이런 대화가 필요했다

메릴 스트립, 토미리 존스 주연 ‘호프 스프링즈’






사랑의 유통 기한은 3년이라고 한다. 설렘의 감정이 1년 정도라고 하니 3년이라는 사랑 유통 기한도 늘리고 늘린 기간일 것이다. 사랑만 하겠다고 한다면 3년마다 사랑을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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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호프 스프링즈’는 결혼 30년차 부부가 다시 사랑이라는 ‘감정’을 회복하는 과정을 그린 ‘부부 힐링’ 영화다. 아내 케이(메릴 스트립 분)는 자신에게 소홀한 남편 아널드(토미리 존스)에게 서운하다. 케이는 관계를 회복하고자 부부 관계 개선 상담 프로그램을 신청한다. 절대 가지 않겠다던 남편은 마지못해 따라나서지만 상담에도 그다지 협조적이지 않다. 남편은 전설의 부부 상담가(스티브 카렐)가 질문을 하면 “예” “아니오” 단답식으로 대답하는가하면 길게 대답한다해도 “모른다” “생각 안해봤다”로 밖에 대답을 하지 않는다. 상담가는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이 부부에게 ‘껴안고 하룻밤 자기’라는 첫번째 과제를 준다. 껴안는 팔의 움직임조차 어색한 이 부부, 팔이 몇번 엇갈리고 포기 직전에 둘은 껴안는 데 성공을 한다. 그렇게 하룻밤을 보낸 부부는 두번째 상담에서는 다소 솔직해진다. 머뭇거리다가 각자의 성 판타지에 대해 털어놓는다. 30년을 살았지만 각자의 성적 판타지에 대해 털어놓은 적도 생각해본 적도 없는 부부에게 필요한 건 이런 종류의 대화였던 것이다. 이제야 케이와 아널드는 어떤 노력을 해야할지 알게 된다.

메릴 스트립과 토미리 존스가 보여준 연기는 언어를 초월한 재미를 준다. 영어 자막으로는 느껴지지 않는 감탄사나 ‘스몰 토크’도 그들이 연기하니 한국어 대사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마치 오지명이 선우용녀에게 “아 어 용녀”라고 대사를 치는 것 처럼 말이다. 이들의 연기는 언어를 초월해서도 ‘말’의 재미를 주는 좋은 예다. 28일 개봉.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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