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환율 또 급등… 달러캐리 청산 우려 커진다

29원 올라 1,195원 마감<br>2009년 이후 30조 유입<br>1,200원땐 가시화 가능성


글로벌 경기침체와 은행 위기로 원ㆍ달러 환율이 연일 급등세를 보이면서 그동안 달러를 빌려 우리나라에 투자했던 달러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청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 2009년 이후 국내에 유입된 달러캐리 자금이 30조원에 육박해 이들이 본격적으로 국내에서 빠져나갈 경우 금융시장에 상당한 충격이 예상된다. 26일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장 내내 초강세를 보인 끝에 전거래일보다 29원80전 오른 1,195원80전로 마감했다. 이로써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해 8월31일(1,198원10전)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처럼 연일 환율이 급등하는 등 국내 금융시장이 불안한 흐름을 보이자 그동안 원화강세와 증시상승세를 이끌었던 달러캐리 자금의 이탈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시장에서는 원ㆍ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어설 경우 그동안 국내에 들어와 있던 달러캐리 자금의 청산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외국인이 한국증시에서 본격적인 순매수에 나섰던 2009년 4월 이후 23일까지 약 44조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이 기간 유입된 외국인 자금의 평균 환율은 1,207원 수준으로 분석됐다. 이 가운데 달러캐리 자금은 29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환율이 1,207원을 넘어서면 환차손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환율 1,200원 이하에 들어온 18조원은 이미 환차손의 영역에 진입한 상황이다. 실제로 환율이 급등하기 시작한 최근 3거래일간 외국인은 유가증권과 코스닥시장에서 무려 1조2,000억원어치의 주식을 내던졌다. 이러한 흐름은 채권시장에서 보다 분명하게 나타난다. 이달 중순까지 연일 국채를 사들였던 외국인들이 19일 이후 거의 제로(0)에 가까운 순매수를 보이다 23일 1,300억원 정도를 순매도하며 방향을 바꾼 것도 달러캐리 청산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다. 이상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국내에 들어온 미국계 자금이 29조원에 달한 것은 저금리와 달러화 약세 환경이 빚어낸 달러캐리 활성화 때문"이라며 "글로벌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달러캐리 청산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은 이날 환율급등과 관련한 긴급 브리핑을 열어 "달러 실수요 외에 투기세력도 관여하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하루 단위로 외화자금 유출과 외환보유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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