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가계대출 느는데 연체율까지…

7월말 0.77%로 11개월來 최고… '대출 부실화 징조' 전망도


L건설사가 일산에 지은 아파트는 분양자들이 입주를 거부하면서 집단대출이 연체되고 있다. 시행사가 분양시 인근 군 사격장이 이전된다고 광고했지만 이것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분양가보다 현 시세가 낮아지면서 입주 예정자들이 분양대금을 깎아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가계부채가 900조원에 육박하고 있는 가운데 가계대출 연체율이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이 1일 내놓은 자료를 보면 지난 7월 말 국내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77%로 전월 말 대비 0.05%포인트 올랐다. 이는 지난해 8월(0.7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1일 이상 원금을 제때 내지 못하면 연체로 잡힌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도 6월에는 0.67%였지만 7월에는 0.69%로 0.02%포인트 상승했다. 금감원은 "은행들의 연체채권 정리 규모가 줄어든 것이 연체율 상승의 원인"이라며 "신규연체발생액은 오히려 전월보다 줄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가계대출 신규연체발생액은 6월 1조원에서 7월에는 6,000억원 줄었고 주택담보대출 신규연체발생액도 3,000억원으로 전월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가계부채의 증가 속도가 가파른 상황에서 가계대출의 부실화 징조가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을 내놓는다. 또 최근 들어 집단대출에 부실이 늘어나면서 가계대출 연체율이 추가로 높아질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2008년 분양했던 아파트들은 최근 입주가 시작되고 있는데 부동산경기 침체에 따른 시세 하락으로 분양자들과 시행사ㆍ시공사 간 법적 분쟁을 벌이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입주 시점이 되면 시행사ㆍ시공사가 내던 이자비용을 분양자가 내야 하는데 입주를 거부하면서 이자 납부도 하지 못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7월 말 집단대출 연체율은 1.72%로 전달에 비해 0.16%포인트 하락했지만 지난해 말(1.31%)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2008년 분양했던 아파트들이 속속 입주 시점을 맞고 있는데 가격 하락 문제 등으로 소송전을 벌이면서 대출금을 연체하는 사례가 많다"며 "다만 아직 신용대출 연체율은 큰 변화가 없다"고 했다. 한편 기업대출의 경우 연체율이 7월 말 현재 1.44%로 6월 말(1.19%)보다 0.25%포인트 올랐다. 대기업대출 연체율(0.40%)과 중소기업대출 연체율(1.71%)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가계와 기업 부문을 더한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1.13%로 전월 말(0.97%) 대비 0.16%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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