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국IPC 이어 <주>아프로만 부도/컴 유통업계 ‘초비상’

◎시장질서 대혼란속 연쇄부도 ‘태풍권’/업계 무분별 유통망확장 자성 계기로대표적인 PC유통 및 조립PC업체인 (주)아프로만이 12일 최종 부도처리됨으로써 한국IPC 부도여파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컴퓨터 유통시장이 혼미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특히 경기 침체로 PC시장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대다수 중견조립PC업체들이 과중한 재고부담과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어 관련 업체들의 연쇄 부도가 크게 우려되고 있다. 또 컴퓨터 관련업체들의 잇따른 부도를 계기로 주먹구구식의 컴퓨터유통시장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 부도의 규모는 1천억원 이상의 피해가 확실시되는 한국IPC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상당기간동안 PC시장을 대혼란에 빠뜨리는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자금난을 극복하기 위해 아프로만과 결탁해 서로의 어음을 배서해 준 것으로 알려진 H사 등 몇몇 업체의 부도가능성도 높아 부도 도미노의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따라서 올들어 불황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PC시장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실제로 한국IPC 부도 이후 용산전자상가를 중심으로 한 PC유통시장에선 몇몇 업체들의 자금악화설이 난무하는 가운데 업체들이 부도 피해를 우려한 나머지 현금결제 위주로 제품을 유통시키고 있어 상점들간의 거래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또 한국IPC의 펜티엄PC(모니터포함)가 50만원 이하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풀릴 것으로 예측되면서 시장거래 질서의 혼란과 조립PC업체들의 채산성 악화가 크게 우려되고 있다. 따라서 아프로만과 관련된 제품이 덤핑가격으로 대량 유통될 경우 시장자체의 자정기능까지 상실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한국IPC 부도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지 않았던 대형PC업체들도 판매시장 위축에 따른 매출 부진 등 부도여파의 영향권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돼 국내PC시장의 침체국면이 장기화·가속화될 전망이다. 아프로만의 부도는 그동안 컴퓨터유통시장에 내재되어 있던 구조적 문제점이 한국IPC부도 이후 수면위로 떠올랐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아프로만은 대다수 컴퓨터유통업체들과 마찬가지로 매년되는 PC시장의 급성장에 환상을 갖고 「제2의 세진컴퓨터랜드」를 꿈꾸며 무분별한 유통망 확대에 주력해왔다. 지난 78년 서울 삼성동에서 조그만 액세서리업체로 출발한 아프로만은 현재 서울 15개를 포함, 전국적으로 39개의 직영점을 갖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세진의 흉내를 낸 B&B라는 양판점을 속속 개설하는 등 경기에 역행하는 무분별한 유통망 확대 전략을 펴왔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어닥친 PC시장의 불황이 심화되자 유통망 확대에 따른 고정비는 크게 늘어난 반면 점포당 매출액은 그 이전보다 감소함으로써 심한 자금난을 겪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시급한 운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행했던 덤핑의 악순환이 재무구조를 더욱 악화시키는 함정으로 작용한 것으로 업계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또 한국IPC 부도 이후 사채시장의 자금줄마저 끊겨 결국 부도를 맞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한국IPC에 이어 아프로만에 제품을 납품한 중소 및 중견 PC관련업체들의 부도 도미노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아프로만은 PC와 관련된 대부분의 제품을 취급해 왔기 때문에 피해의 범위는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잇따른 부도 여파는 PC유통시장의 구조조정의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동안 덤핑을 주도했던 딜러들이 이번 사태로 큰 타격을 받았고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고 유통망을 무분별하게 확장했던 유통업체들도 도태의 기로에 서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쟁력과 자금력에 앞서는 업체들이생존자로 남을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잇따른 부도 여파로 컴퓨터업계의 혼란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돼 이에 대한 휴유증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김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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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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