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월가는 카지노식 투기장"

보글 회장은 『투자자가 시장을 이기는 것은 제로섬 게임에 불과하며, 증시 카지노의 최종 승자는 진행자』라고 말했다. 여기서 진행자는 펀드 매니저·증권 브로커·세일즈맨과 정부를 말한다. 그의 지론은 다음과 같다.『최근 뉴욕증시의 주식 회전율은 95%로, 60년대의 12%보다 엄청나게 높아졌다. 60년대엔 주식이 평균 5~6년에 한번 거래됐으나, 지금은 거의 전 주식이 1년에 한번은 거래되고 있다. 과거에 뮤추얼 펀드 매니저들은 장기투자에 관심을 두었으나 최근엔 대부분이 단기 투기꾼으로 전락하고 있다. 주식 거래빈도가 높아지면서 펀드 매니저·브로커 등에 지급되는 비용이 전체 시가의 2.5%가 되고, 정부에 내는 세금이 1.5% 정도 된다. 지난 25년간 연평균 증시 상승율을 10%였던 점을 감안할 때 25년전에 10만 달러를 투자한 사람은 지금 108만 달러를 가져야 한다. 그러나 거래비용과 세금을 합쳐 매년 4%의 비용을 지불하면 10만 달러의 초기 자본금이 25년후에 43만 달러로 줄어든다. 펀드 매니저·브로커 등 증시 진행자들이 44%를 먹고, 16%는 정부가 긁어갔기 때문이다. 결국 카지노 사업은 성공했지만, 투자자들은 그렇지 못한 결과를 낳았다. 보글 회장은 투자자들이 증시에 직접 투자할 경우 세전수익의 99%를 차지하지만, 중개인을 통할 경우 65~75% 밖에 돌려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진행자에 공전을 덜 뜯기기 위해서는 잦은 거래를 피하고, 유망한 주식을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할 것을 권했다. 뉴욕=김인영특파원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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