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IT, 수요부진 탓에 이익 급감… 화학 가장 선방


지난 3ㆍ4분기 유럽 재정위기 여파가 글로벌 경기 전반에 충격을 주면서 자동차ㆍ화학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의 실적이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수요 부진에 허덕이며 실적이 크게 줄었으며, 해운업을 비롯한 운수창고, 종이ㆍ목재, 전기가스업종 등도 원가상승 부담으로 경영난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사협의회가 공동으로 집계한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 별도 재무제표 상으로 상장사들의 올 3ㆍ4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증가한 업종은 건설업, 비금속광물, 유통업, 화학 등 4개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건설업은 지난해 적자 상태에서 흑자로 전환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바로 직전인 2ㆍ4분기와 비교해서는 영업이익은 82.12%에나 줄어 사실상 실적이 크게 부진했던 것으로 밝혔졌다. 가장 눈에 띄게 실적이 선방을 한 업종은 화학이었다. 화학업종 84개사는 올 3ㆍ4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4% 더 늘어난 2조8,80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전기ㆍ전자업종(1조9,748억원)을 제치고 운수장비(3조2,851억원)에 이은 영업이익 2위 업종으로 도약했다. 지난해 3ㆍ4분기에는 화학업종의 영업이익(2조7,684억원)은 전기ㆍ전자(5조2,240억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었다. 전반적인 경기부진에도 불구하고 화학업종의 수출이 호조세를 보인 것이 실적 개선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화학업종과 함께 삼성물산, 현대종합상사, GS글로벌 등 자원개발 관련 종합상사들이 대거 실적개선에 성공한 유통업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37.98%나 증가했다. 시멘트가격 인상 효과에 힘입어 비금속광물업종의 영업이익도 83.07%나 늘었다. 운수장비업종의 경우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STX조선해양 등 조선업체들이 모조리 50% 내외의 영업이익 감소율을 기록한 탓에 전체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97%나 줄었지만 자동차주만 놓고 보면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1년 만에 26.58%나 증가한 것을 비롯해 현대모비스(24.59%), 기아차(2.10%), 만도(362.37%), 현대위아(88.18%) 등 대다수의 자동차와 부품 기업이 전년동기보다 영업을 더 잘했다. 이들은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도 현대위아의 영업이익이 84.17% 더 늘어난 것을 비롯해 만도(32.43%), 현대차(19.41%), 현대모비스(8.58%) 등 다른 업종을 능가하는 선전을 보였다. 반면 전기ㆍ전자, 운수창고, 종이ㆍ목재, 전기가스업종 등은 수요 부진과 원가 상승에 대한 부담으로 글로벌 경기둔화에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난해 3ㆍ4분기에 다른 업종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전기ㆍ전자업종의 경우 올해엔 이익이 62.20%나 줄어들며 운수장비와 화학업종에도 이익 규모가 밀렸다. 반도체ㆍ디스플레이 등 IT제품에 대한 수요는 급감한 데 비해 공급은 줄지 못했던 것이 실적 악화를 유발했다. 유가상승과 운임하락 등으로 해운업종이 포함된 운수창고업종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85.62%나 줄어드는 충격을 받았다. 펄프가격과 에너지 구입단가의 상승으로 종이ㆍ목재와 전기가스업의 영업이익도 지난해 3ㆍ4분기보다 각각 68.99%, 43.81%씩 줄었다. 한편 이번 3ㆍ4분기에 K-IFRS 연결 재무제표를 제출한 코스닥기업 52개사의 경우도 지난 3ㆍ4분기 부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52개사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84%나 줄었으며, 순이익은 무려 35.58%나 감소했다. 소속부별로는 벤처기업부에 포함된 12개사의 영업이익이 35.27%나 줄어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50.79%나 감소하며 반토막이 났다. 코스닥에서 가장 질적평가가 우수한 기업들로 꼽히는 우량기업부 소속 16개사의 영업이익도 25.72%나 줄어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이들의 순이익은 같은 기간 41.58% 감소했다. 반면 중견기업부 소속 24개사는 상대적으로 지난 분기 선방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은 3ㆍ4분기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94.01%나 늘었고, 순이익도 393.20%나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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