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수출회복 통한 성장 유지 노림수 담겨

■ 중국, 위안화 절하로 선회<br>안전자산 달러화 수요 늘고 핫머니 유입 감소도 약세 영향<br>선제적 부양조치 힘입어 3분기 다시 가치 오를수도


일방적인 위안화 절상 시대는 끝났는가. 지난 2005년 중국 정부가 고정환율제에서 관리변동환율제로 전환한 후 매년 4~5%씩 절상돼온 위안화 가치가 올 들어서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약세 기조를 띠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선 고속 성장하던 중국경제의 하방 위험이 커지면서 국제투기세력의 중국 유입자금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데다 유럽 재정위기 악화 등으로 안전자산인 달러화 수요가 늘어난 것을 위안화 약세의 배경으로 꼽고 있다.

실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 동안 외화자금이 매월 평균 2,000억위안(36조원) 이상 유입됐지만 올 들어서는 504억위안으로 유입규모가 4분의1 수준으로 급감했다.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을 지낸 판강 국민경제연구소장은 "유럽 재정위기 악화로 달러화 강세가 재연되면서 상대적으로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위안화 가치가 과거처럼 일방적으로 오르던 시대가 지나고 양방향 기조가 정착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지도부가 올 가을 10년 만의 권력교체가 이뤄지는 제18차 공산당대표대회를 앞두고 수출회복을 통한 경제안정을 위해 의도적으로 위안화 절하를 유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많다. 투자은행인 크레디아그리콜의 다리우스 코왈츠크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가 성장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위안화 절하를 유도하고 있다"며 "위안화 절하 추세는 수출업자 등 기업에 상당한 경기상승 안도감을 심어줄 수 있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중국 정부가 정권교체를 앞두고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수출경기 급락 등 경제 불안정에 따른 대량실업으로 사회불안이 야기되는 일이다. 이를 위해 인위적으로라도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려 수출가격 경쟁력을 높임으로써 수출경기를 회복시키고자 하는 중국의 의도가 숨어 있다고 일부 애널리스트는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추가 경기하락을 막기 위해 이미 선제적인 경기부양 조치를 내놓고 있는 만큼 3ㆍ4분기 경기가 상승 추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위안화 가치가 다시 상승국면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실제 최근 몇주 사이 산시성ㆍ광둥성ㆍ장쑤성 등 지방정부들은 잇달아 기업 세금감면, 인프라 투자 프로젝트 조기집행 등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25일에는 후난성 성도인 창사시 정부가 10개 신도시 건설, 신에너지 및 친환경 등 10대 주요 산업 투자를 골자로 하는 8,292억위안 규모의 재정투자부양책을 발표했다.

후진타오 주석과 원자바오 총리는 최근 지방 도시를 순시하며 각급 지도자들에게 추가 경기하강에 대비한 경기진작 조치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소재 우리하나투자자문의 유동원 리서치센터장은 "원저우 고속철 참사, 일본 원자력 사고 등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예정됐던 정부의 투자가 제대로 집행되지 못했다"며 "하지만 하반기부터 중국 정부가 다시 투자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여 하반기 경기반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유 센터장은 올해 위안화가 3ㆍ4분기부터 점진적인 상승 추세로 돌아서며 달러화 대비 2% 안팎 절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병관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