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으로 만난 친형제의 대결, 이번에는 누가 웃을까.
독일이 22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포르탈레자의 카스텔랑 주경기장에서 가나와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G조 2차전을 펼친다. 독일은 1차전에서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포르투갈을 4대0으로 완파한 바 있다. 반면 가나는 1차전에서 미국에 1대2로 패해 벼랑 끝에 몰린 상황이다.
두 팀의 대결에서는 보아텡 형제의 운명적인 격돌이 눈길을 끈다. 독일의 수비수 제롬 보아텡(바이에른 뮌헨)과 가나의 미드필더 케빈프린스 보아텡(샬케)은 이복형제지간이다. 보아텡 형제의 아버지는 가나 출신 독일 이민자로 독일 여성 두 명과 만나 각각 아이를 낳았다. 형인 케빈 프린스는 성인 대표가 되면서 아버지의 조국인 가나를 택했고 동생인 제롬은 출생국인 독일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둘은 지난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도 각각 가나와 독일 대표팀 선수로 나와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4년 전에는 독일이 1대0으로 승리해 동생 제롬이 웃었다.
형제 대결과 더불어 득점왕 경쟁도 볼만하다. 20일 현재 이번 대회 득점 공동선두(3골)를 달리는 뮐러가 골을 추가할지 관심이다. 뮐러는 지난 남아공 대회에서 5골로 득점왕에 올랐다. 공격진이 뛰어난 양 팀은 창과 창의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독일은 뮐러, 마리오 괴체(바이에른 뮌헨), 메주트 외칠(아스널)의 삼각편대가 가나의 골문을 노린다. 가나는 지난 10일 한국과의 평가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조르당 아유(소쇼)와 이번 대회 미국전에서 골 맛을 본 앙드레 아유(마르세유), 아사모아 잔(알 아인)이 공격의 핵으로 나선다.
같은 F조의 아르헨티나 역시 2연승에 도전한다.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를 앞세우는 아르헨티나는 이보다 앞선 오전1시 이란과 2차전을 벌인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의 첫 경기에서 골을 터뜨린 메시가 수비 위주의 전략으로 나설 것으로 보이는 이란을 상대로 다득점을 기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이 속한 H조의 나머지 경기인 러시아-벨기에전(23일 오전1시)도 중요한 일전이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H조 최강으로 평가 받는 벨기에가 승리해 2승을 기록하는 게 유리하다. 러시아가 이긴다면 H조의 판도는 혼돈에 빠질 수 있다.
1차전 경기로 보면 벨기에가 다소 우위인 것으로 보인다. 벨기에는 최전방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에버턴)를 비롯해 알제리전에서 득점을 기록한 마루안 펠라이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드리스 메르턴스(나폴리) 등이 건재하다. 러시아는 알렉산드르 코코린(디나모 모스크바)을 앞세워 득점 루트를 짤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과 경기에서 잘 풀리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또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던 골키퍼 이고리 아킨페예프(CSKA모스크바)의 경기력도 승패에 영향을 미칠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