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위원장은 자신의 총선 불출마 여부를 두고 "이번 주 내 결론을 내겠다"고 전했고 안 원장은 향후 정치행보 가능성에 대해 "어떤 역할을 하면 좋은지 계속 생각하고 있고 정치도 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자신들의 정치행보에 대해 말을 아낀다는 점은 이번에도 똑같았지만 해석을 두고서는 박 위원장은 '총선 불출마'에, 안 원장은 '정치 참여'에 무게가 더 쏠리고 있다.
◇ 박근혜, 총선 불출마할 듯=박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에 있는 달성보의 대보름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4ㆍ11 총선 불출마 여부와 관련해 "(공천 신청 마감인)이번 주 내로 결론을 내겠다"며 "달성군민(지역주민)들이 각계각층의 의견을 들어 전달해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이 이번 4ㆍ11 총선 때 대구 달성에 또다시 출마할지를 두고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듣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을 감안하면 이번 대구행(行)이 사실상 '불출마 선언'을 위한 명분 쌓기와 수순 밟기라는 해석이 나온다. 오는 10일이 공천마감일이고 7일 의원총회, 8일 비대위 전체회의가 예정돼 있어 조만간 공식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4개월만에 대구를 방문한 박 위원장은 달성군 새누리당 당직자 및 김관용 경북도지사 조원진ㆍ주성영ㆍ이학재 의원 등 60여명과 오찬을 함께하며 불출마 여부를 논의했다.
특히 박 위원장은 총선 출마 여부를 고민하는 배경에 대해 "비대위원장을 맡으며 책임이 막중하고 당 쇄신도 하면서 총선을 잘 치러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혀 총선에 전력 지원할 뜻을 내비쳤다.
대구출신의 한 친박계 의원은"사실상 오늘(6일) 박 위원장이 불출마 여부를 결정 짓는 게 아니겠느냐"라면서 "박 위원장이 지역구를 지키고 있다면 이 지역 의원들은 좋겠지만 아마도 박 위원장이 불출마를 선언할 것이고 그러면 이 지역 의원들 역시 상당한 불출마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 안철수, 정치참여 한걸음 더=안 원장 역시 이날 안철수재단(가칭) 설립 계획을 발표하며 추후 정치참여 가능성에 대해 일말의 여지를 남겼다.
안 원장은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 자리에서 "제가 하는 모든 일들이 우리 사회의 발전적 변화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 하에서 진행됐다"며 "그런 맥락에서 어떤 역할을 하면 좋은 건지 계속 생각 중이며 정치도 그 중 하나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출장에서 돌아온 자리에서 "굳이 저 같은 사람까지 그런(정치참여) 고민을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 것을 감안하면 이날 발언은 정치참여 쪽에 한발 더 들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는 다만 "정치에 참여할지 말지가 본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사회의 긍정적 발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하는 게 좋을지 평생을 고민하면서 살았던 사람이고 그런 연장선상에서 바라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안 원장의 행보는 사실상 정치를 하겠다는 의미이며 여전히 말을 아끼는 신비주의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며 "자신의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지 않고 해석의 여지를 남기는 점에서 박 위원장과 공통점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안 원장은 '수평적 나눔'을 핵심 가치로 하는 기부재단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기부자가 수혜자를 돕는 기존의 일방적 시혜 구조를 넘어 수혜자가 자신이 지원을 원하는 분야를 적극적으로 제시해 맞춤형 기부를 실천하고, 이후 수혜자가 또 다른 나눔을 실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최신 정보기술(IT)을 활용해 기부자ㆍ수혜자 간 쌍방향 네트워크를 실현시키는 것은 물론 일반 국민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할 계획이다. 재단의 중점 추진사업은 ▦교육지원 ▦일자리 창출 기여 ▦세대 간 재능기부 등이다.
재단 이사장은 박영숙 한국여성재단 고문이 맡았고 고성천 삼일회계법인 부대표, 김영 ㈜사이넥스 대표, 윤연수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윤정숙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 등이 이사진으로 참여했다. 안 원장은 재단 운영과 관련해서는 일절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