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외손녀인 장선윤(41) 블리스 대표가 빵 사업을 접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의 경고성 발언 이후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 롯데그룹이 빵 사업에서 철회했으며 신세계 만 남게 됐다. 대기업 프랜차이즈들은 재벌 빵집과는 다르다며 불똥이 튈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블리스는 베이커리 전문점인 포숑을 프랑스 본사와 합의해 정리할 계획이라고 31일 밝혔다. 포숑은 롯데백화점 본점과 잠실점 등 7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롯데면세점과 백화점 등에 활동하던 장 대표는 2010년 11월 빵 제조와 유통, 와인 수입, 식당 등의 사업을 하는 블리스를 설립했다. 지분은 장 대표가 70%, 롯데쇼핑이 30% 보유하고 있다. 롯데가 빵 사업을 포기한 것은 기업들이 골목 상권을 위협하는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하고 있다는 비난 여론이 전혀 사그라지지 않는데다 호텔신라와 현대차그룹이 빵 사업을 철회한 것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재벌가 딸들의 빵 전쟁에서 최후 1인으로 살아 남은 정유경씨의 행보에 쏠리고 있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딸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이 40% 지분을 갖고 있는 조선호텔베이커리는 달라와요(10개), 베키아에누보(6개), 데이앤데이(130개)등 총 146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측은 백화점과 이마트에서만 영업하고 있어서 소상공인의 사업영역을 침범한 것은 아니라며 앞으로도 현재 체제대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신세계의 한 관계자는 "빵 사업을 1~2년 하다 포기한 다른 대기업과 달리 우리는 15년 넘게 사업을 해왔다"면서 "고심은 하고 있지만 쉽게 중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특히 SPC그룹과 CJ그룹 등은 재벌 2~3세들의 제빵 사업 철수와 프랜차이즈 사업은 차원이 다르다며 선을 긋는 모습이다. 브랜드 매장이라 하더라도 개인적으로 보면 다 영세 사업자일뿐이며 오랜 기간 이 분야에서 성장해 왔다는 논리다. SPC그룹 관계자는 "1945년 빵 사업을 시작해 1988년부터 베이커리 전문점인 파리바게뜨의 가맹사업을 해 왔다"며 "본업과는 무관하게 시작된 재벌가의 제빵 사업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프랜차이즈 브랜드 때문에 동네빵집이 사라지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그런 측면이 있지만 월 기준 신규 매장 오픈 개수가 지난해 9월부터는 40~50개에서 10분의 1정도로 줄어드는 등 매장 확산을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CJ푸드빌의 뚜레쥬르도 지난해부터 신규 점포 확장은 거의 없었다며 최근에는 해외 진출에 더 힘쓰고 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