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부국치닫는 중국 현주소/개방후 두자리수 고속성장

◎세계경제 ‘태풍의 눈’ 부각/국영기업 개혁 계속 국제경쟁력 제고/빈부차·실업증가 등 문제점 풀기 총력도중국이 세계최대 경제대국을 향해 용틀임하고 있다. 세계미래협회가 발행하는 퓨처리스트 최신호는 오는 2025년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경제강국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경제의 도약이 21세기 세계경제 판도에 지각변동을 몰고올 것임을 예고하고있는 것이다. 중국이 이처럼 세계경제의 태풍의 눈으로 등장한 것은 등소평이 표방한 개혁 ·개방정책이 대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임은 말할 것도 없다. 지난 20년간은 중국이 궁핍에서 풍요로, 폐쇄에서 개방으로 탈바꿈하는 대전환의 시기였다. 개혁·개방이래 두자리수의 고도성장을 거듭해온 중국경제는 올해도 성장세가 멈출줄 모른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9.7%라는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면서도 물가상승률 6%에 머물러 90년대 초 경기과열 우려에 휩싸였던 중국경제는 완전한 연착륙에 성공했다. 반환이후 우려돼던 홍콩경제도 순항하고 있다. 등소평 사망이후 전개되리라던 권력투쟁은 간데없고 강택민 주석중심의 집단지도체제는 등이 발진시킨 개혁개방 노선을 무리없이 이끌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원화의 태환화, 국내 수출입업의 자유화 등 경제개혁을 가속화하고 있다. 올 가을 강체제를 공식적으로 확고히 할 제15차 공산당전당대회에 앞서 열리고 있는 공작회의인 북대하회의에서는 주용기 경제부총리가 서열 2위인 현 이붕 총리의 후임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파다하다. 성장, 물가, 경상수지의 3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한 주부총리가 총리로 승진할 경우 중국경제의 추진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중국경제는 넘어야 할 걸림돌이 많다. 근 20년간 지속된 개혁·개방의 질주아래 가려줘왔던 문제들이 곪아터저 사회불안요인으로 작용, 체제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상존하고 있다. 무엇보다 실업자양산이 큰 문제다. 국영기업 개혁으로 인한 실업자가 9백만명이나 되며 전국적으로 전체 국영기업 근로자 36%에 해당하는 5천4백만명의 근로자가 잉여인력으로 분류되고 있다. 일자리를 찾아 농촌에서 도시로 유입된 1억3천4백만명의 유동인구를 감안, 세계은행은 실질 실업률을 20%로 보고있다. 그렇다고 국영기업 개혁작업을 중단할 수 없는 노릇이다. 세계무역기구(WTO)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어 기업 경쟁력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외국인투자의 급증이 국내기업에 주는 타격도 심각하다. 1979년 개방이래 1천7백70억달러 이상의 외국인 직접투자가 이뤄졌으며 국내총생산(GDP)대비 수출입비율도 78년의 11%에서 지난해 35%로 상승했다. 최근 중국정부는 무분별한 외국기업 진출이 국내기업을 고사시키고 있다는 여론에 굴복, 외국기업에 8%의 수출증치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여기다 연해지역을 위주로 한 경제개발정책으로 내륙과의 소득격차가 확대되고 동시에 성단위의 경제력강화로 중앙·지방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그러나 시장경제의 활성화로 경쟁력있는 국영기업들이 그렇지 못한 국영기업을 흡수합병, 다국적 외국기업에 대항할 수 있는 세력으로 부상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정부가 경제개혁의 성과와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잘 조율해 나간다면 안정된 경제발전은 계속되리란 전망이다.<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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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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