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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는 내수 시장에서의 성공이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이 올해 초 임직원들과 핵심 사업 계획을 논의하기 모인 자리에서 강조한 말이다. 호샤 사장의 연초 다짐처럼 한국GM은 올해 내수 시장에서 1~9월 누적 판매량이 11만421대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실적 증가율 역시 5.0%로 현대차(4.8%)와 기아차(-1.0%)를 웃돌고 있으며 현 추세가 이어질 경우 연말까지 16만~17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판매량 15만1,040대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한국GM은 이 같은 회사의 성공이 창의와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적이고 공격적인 경영 전략에 힘입은 것이라는 자체 평가를 내놓고 있다. 판매량과 실적 등의 숫자는 차치하고 한국GM이 올 한 해 고객들에게 선보인 신차의 면면과 마케팅 전략만 보더라도 이 같은 내부 평가가 허언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지난 3월 한국GM은 중형 세단인 '말리부'의 디젤 모델을 출시했다. 이 차는 사실상 국내 최초의 본격적인 디젤 세단으로 평가된다. 말리부 디젤 모델은 직접연료분사 방식의 2.0리터 4기통 첨단 터보 디젤 엔진을 채택해 부드럽고 강력한 주행 성능을 실현함과 동시에 높은 변속응답성을 자랑하는 것이 특징이다.
업계에서는 말리부 디젤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반신반의했다. 수입차와 달리 국산차 고객들은 여전히 가솔린 모델을 선호하는 현상을 극복하지 못하고 '독일차 흉내내기'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한국GM은 이 같은 업계의 걱정이 기우였음을 증명해냈다. 말리부 디젤은 지난 달 출시 이후 처음으로 현대차의 '그랜저' 디젤, 르노삼성의 'SM5' 디젤을 꺾고 당당히 국산 디젤 세단 부문 1위를 기록했다.
디젤차가 인기를 끌면서 가솔린 모델 역시 덩달아 판매량이 늘어났다. 디젤 모델이 출시된 3월 이후 지난 달까지 말리부 가솔린차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20.1%나 증가했다. 이는 디젤차 출시 이후 일종의 '간섭 효과'로 기존 가솔린 모델 판매량이 불가피하게 줄어들고 있는 경쟁차의 모습과 대조를 이루면서 업계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GM의 한 관계자는 "예상을 뛰어넘는 '말리부 효과' 때문에 올해 내수 신기록을 어렵지 않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GM은 말리부의 이 같은 성공에 힘입어 현재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트랙스'의 디젤 모델도 막바지 개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차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국내 고객들에게 첫 선을 보일 전망이다.이와 함께 한국GM이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 중 하나가 고객 서비스 부문이다. 제품의 성능과 디자인이 엇비슷한 상황에서 회사의 성패를 결정 짓는 핵심 요인이 마케팅 전략이라는 판단에서다.
한국GM의 '쉐비 케어'는 지난 2011년 쉐보레 브랜드 출범과 동시에 도입된 동종업계 최고 수준의 고객 서비스다. 쉐비 케어는 △3년 무상점검 및 소모품 교환 △5년 또는 10만 km 차체 및 일반부품 보증기간 적용 △7년간 24시간 무상 긴급출동 서비스 △신차 구입 후 3년 이내에 차대차 파손사고 시 신차 교환 등 파격적이고 혁신적인 서비스 내용으로 고객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쉐비 케어는 쉐보레 고객들이 차량을 구매할 때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항목이 될 정도로 쉐보레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는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 한국GM은 쉐비 케어 실시 이후 마케팅 인사이트가 주관한 애프터서비스 만족도 및 품질스트레스 평가에서 경쟁사들을 제치고 2년 연속 1위를 달성했다. 고객들의 성원에 힘입어 한국GM은 내년에도 쉐비 케어를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한국GM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친환경차 시장의 선도 전략도 속속 마련해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호샤 사장은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원유 가격으로 인해 친환경 차량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갈수록 증대되고 있다"며 "친환경차 개발에 대한 전력투구 없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회사들을 이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엔진 라인업 확대·다운사이징 선도 나윤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