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이석채 회장 르완다 출장 강행 왜

시간 벌어 검찰수사 정면 대응… 대규모 수출 계약땐 여론 유리<br>동정론 사내 분위기 쇄신 포석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이석채(사진) KT 회장이 해외 출장을 강행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은 일단 이 회장이 귀국하는 대로 추가 조사를 실시한다는 계획이지만 일각에서는 검찰이 이 회장의 출국금지 조치를 일시적으로 해제한 정황이 유력해 KT와 모종의 공감대를 형성하지 않았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회장은 26일 오전 르완다에서 열리는 '아프리카 혁신 정상회의(TAS) 2013' 참석 차 아시아나항공을 통해 출국했다. 검찰이 지난 22일 860억원대 규모의 배임 혐의로 KT 본사와 이 회장의 자택 등에 압수수색을 실시한 뒤여서 이 회장의 출국금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지만 일시적으로 출국금지가 해제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 회장이 출국하면서 31일로 예정된 미래창조과학부의 국정감사 증인 출석도 불발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KT 관계자는 "이번 르완다 출장은 글로벌 경영의 일환으로 오래 전에 결정된 것"이라며 "출국금지 해제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KT 측이 이번 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귀국 후 성실하게 수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검찰에 밝혀 출금이 일시 해제됐을 거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 때문에 이 회장의 자진 사퇴 관측은 한풀 꺾이는 모양새다. 지난 25일 열린 KT 이사회에서 이 회장의 거취와 관련한 논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이 회장이 전격적으로 출국을 강행한 만큼 검찰 수사에 정면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KT 법무팀도 이 회장의 출장기간 동안 치밀하게 증거자료를 보강하는 등 만반의 대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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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함께 일단 시간을 벌고 여론을 유리하게 이끌어보겠다는 의도도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정권 교체기마다 KT 수장이 교체되는 것에 대한 국민의 반감이 있는 상황에서 묵묵히 일하는 최고경영자(CEO)의 모습을 부각해 동정론을 얻고 사내 분위기까지 쇄신하겠다는 포석인 셈이다. 이번 출장으로 KT가 내수기업이라는 오명을 씻고 대규모 해외수출 같은 성과를 이끌어낸다면 이 회장에 대한 검찰의 칼날도 무뎌질 수 있다.

한편 이 회장은 29일 르완다 수도 키갈리에서 열리는 'TAS 2013' 행사에서 '광대역 통신망과 경제발전'을 주제로 기조연설한 뒤 다음달 1일 귀국할 예정이다.

권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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