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콘텐츠 빅뱅시대 온다] 정해진 기기서만 콘텐츠 이용… '반쪽짜리 서비스' 개선해야

■ 과제는<br>공급자-서비스업자 이해 엇갈려<br>소비자 권리 막고 시장발전 저해


국내 인터넷TV(IPTV)에서 이미 방영된 영상을 휴대폰을 이용해 모바일 TV에서도 제공하려면 따로 협상을 해야 한다. 또 전자책 콘텐츠를 구매했어도 사용자는 정해진 기기로만 볼 수 있다.

이 같은 답답한 '반쪽짜리 서비스'가 서비스 제공자ㆍ소비자 모두의 편익을 갉아먹는 요소로 지적돼왔지만 개선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콘텐츠 제공 기반은 이미 잘 갖춰진 상황에서 다양한 기기 간의 콘텐츠 연동이 가능해야 하는데 정작 콘텐츠 사업자들이 이를 가로막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 다른 관계자도 "지금 MBC나 SBS의 경우 모바일 IPTV로 실시간 방송을 제공할 수 없다"며 "MBCㆍSBS가 '푹(POOQ)' 같은 자체 모바일TV 서비스를 하면서 경쟁사들에 대한 콘텐츠 공급단가를 낮추지 않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콘텐츠 공급자와 방송통신서비스 사업자 간의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결국 콘텐츠 소비자들의 볼 권리를 옥죄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는 새로운 서비스 플랫폼이 등장할 때마다 반복돼왔다. IPTVㆍ위성방송서비스 역시 서비스 초기 케이블TV 사업자들과의 갈등 탓에 방송 가능한 채널이 제한적이었다.

관련기사



윤희봉 방송통신위원회 사무관은 "제도 미비로 문제가 대두됐다기보다는 신규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생겨나는 필연적인 문제들"이라며 "콘텐츠가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시장경쟁 논리에 맞춰 조금씩 개선해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수년간 눈에 띄게 개선된 부분은 유료 콘텐츠 구입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불법 복제 콘텐츠의 유통로가 상당수 막힌데다 다양한 콘텐츠를 간편하게 구입해 볼 수 있는 서비스가 늘어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주문형비디오(VOD) 콘텐츠를 공급하는 홈초이스의 VOD 매출은 지난 2009년 103억원에서 2010년 252억원, 지난해 446억원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홈초이스 측은 "극장 상영 후 VOD 출시까지의 기간을 줄이고 극장ㆍVOD 동시상영 등의 서비스도 실시하는 전략 덕도 컸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수년째 정체 중인 국내 전자책 시장도 서서히 기지개를 켜는 분위기다. 아직까지 스마트폰으로 구입한 전자책을 태블릿PC 등의 다른 기기에서 읽을 수 없는 등 제약이 있지만 점차 해소되는 추세다. T스토어를 통해 전자책을 판매하는 SK플래닛 측은 "연말까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ㆍ태블릿PC 간의 전자책 공유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이후 애플iOS 기기 간 연동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주희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