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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쪽샘지구 발굴 현장에서 삼국시대의 대형 철제농기구(사진)가 출토됐다.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류춘규)는 경주 쪽샘지구 발굴조사에서 삼국시대 농기구(農器具)로 추정되는 대형 철제품을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발굴된 철제농기구는 길이 22.8㎝, 너비 18.5㎝에 무게가 약 9㎏인 사각형 몸체에 길이 26㎝ 크기의 편평한 삽날이 결합된 구조다. 규모 면에서는 그동안 확인된 삼국시대 철제 농기구 가운데 최대다.
특히 철제의 몸체에 편평한 날 부분을 결합시킨 ‘탈부착식(脫附着式)구조’로는 국내의 고대 농기구들 중에서 처음 확인된 것이다. 이 같은 형태의 사례는 일본과 중국에서도 발견된 바 없어 학계가 주목하고 있다. 구조로 미루어 농경지의 터를 고르는 정지용(整地用) 농기구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철제품은 지난 5월 중순에 장식을 모두 갖춘 삼국시대 관모가 처음 발굴된 쪽샘지구 41호분의 부곽(副槨)에서 출토됐다. 왕족 같은 지배층의 무덤에 부장됐고, 농기구의 규격이 일상적인 농구에 비해 2배 이상 큰 것으로 보아 정지작업과 깊은 관련이 있거나 농경의례용으로 활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소 측은 “삼국사기의 기록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고고자료로 볼 수 있어 5세기 후반에서 6세기 초 무렵의 신라사와 농업사 관련분야의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