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상승을 기회로 자사주를 처분한 후 확보된 자금으로 신규투자에 나서는 기업들이 잇따라 눈길을 끌고 있다.
반도체 및 액정표시장치(LCD)장비 제조업체인 AP시스템은 7일 자사주 23만3,732주를 기관투자가에게 주당 7,790원에 처분하겠다고 공시했다. 전체 자사주 처분 규모는 모두 18억원이다. AP시스템은 이 자금을 이용해 시설투자에 사용할 방침이다.
AP시스템의 한 관계자는 "지난 2008년 11월 아태위성산업을 흡수 합병하면서 생긴 자사주를 매각한 것"이라며 "매각자금에 기존 보유자금을 더해 공장 생산 능력을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보기술(IT)장비 부문을 중심으로 수주가 증가해 2011년에는 실적이 더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AP시스템의 주가는 전날보다 2.45% 오른 8,77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지난해 12월29일 이후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신한금융투자는 AP시스템을 삼성그룹의 투자 확대에 따라 수혜가 예상되는 부품업체로 지목했다.
앞서 지난달 9일 우주일렉트로도 자사주 44만3,800주(약 125억원 규모)를 처분해 커넥터 부문 신규투자 등 사업 확장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회사의 주가는 2만9,300원에서 이날 3만4,250원으로 상승,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일반적으로 상장사들의 자사주 처분 목적은 임직원들을 위한 상여금 지급이나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 제공,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과 유통주식 수 확대 등이 대부분이다. 실제 지난달부터 이날까지 43건의 자기주식처분결정 공시 중 40여건이 이 같은 목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주가가 상승하면서 보유 자사주를 처분해 자금을 확보하려는 기업이 나타나면서 이러한 방법이 하나의 새로운 자금확보 방안으로 자리잡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