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중소 M&A시장 꿈틀

불황 여파로 자금난 중기·중견기업 계열사 매물 쏟아져


조선호텔은 지난 16일 공시를 통해 파라다이스의 부산면세점 지분 11만4,000주를 212억1,500만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미 지난달 5일 파라다이스면세점 주식의 81%에 해당하는 48만6,000주를 931억5,000만원에 인수한 조선호텔은 이번 결정으로 면세점 지분 100%를 확보, 롯데와 호텔신라가 주도하는 면세점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수 있게 됐다.

글로벌 경기침체 심화로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과 중견기업 계열사들이 시장에 속속 매물로 등장하고 있다. 여기에 싼 값으로 매물을 사들여 사업을 다각화하려는 기업들의 수요까지 겹치면서 중소 인수합병(M&A)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28일부터 최근까지 M&A시장에서 매물로 나온 기업을 사들인 곳은 신세계(센트럴시티)와 조선호텔(파라다이스면세점), 디에스제강(한라산바이오), 쓰리원(핫씨씨티브이) 등 4곳에 이른다.


특징은 신세계의 센트럴시티 인수건을 제외한 나머지 3건이 모두 2,000억원 이하의 소규모 M&A라는 점이다. 유럽 위기 등에 따른 경기침체 양상이 이어지면서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중소기업들이 계열사들을 시장에 내놓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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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일부 지분에 대한 매매도 활발한 상태다. 올 들어 10월16일까지 한국거래소에 공시된 코스닥시장의 타법인 지분출자는 1조2,480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5,548억원)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반면 대기업 중심으로 구성된 유가증권시장은 전년보다 2조원 이상 줄어든 15조원에 그쳤다. 그만큼 올해 M&A와 지분투자가 중소매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지분매매 외에 자산매물도 늘어나고 있다. 미래산업은 이날 공시에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천안 차암동에 있는 공장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며 천안 백석동 공장도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대규모 투자에 섣불리 나서기 어려운 환경이 이어지면서 대기업보다는 상대적으로 의사결정 절차가 간단하고 비용이 적은 중소형사들을 중심으로 지분이나 자산매매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글로벌 경기부진 상황이 단기간 내 해소되기는 어려워 이 같은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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