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7420'을 '갤럭시S6' '갤럭시S6 엣지'에 탑재한 것은 성능이 가장 우수한 칩이기 때문입니다. 삼성의 기본 정책은 부품의 성능과 품질을 위주로 공평하게 선택해서 쓴다는 겁니다."
신종균(59·사진) 삼성전자 IM(IT·모바일) 부문 사장이 지난 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퀄컴 칩의 품질을 앞서는 삼성 칩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신 사장은 "스마트폰 성능은 (부품의) 품질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문을 열어놓고 퀄컴이 좋으면 쓰고 또 다른 새로운 AP 제품도 쓴다"며 "그동안 퀄컴 칩을 많이 쓰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삼성 LSI(대규모 집적회로)를 썼다"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발열 논란이 있었던 퀄컴의 최신작 '스냅드래곤810' 품질에 문제가 있고 삼성 칩보다 뒤진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다. 또 삼성전자가 퀄컴 칩 대신 삼성 칩을 넣기로 결정한 것은 디자인에서부터 세세한 기능에 이르기까지 세계 최고를 추구하는 이재용 부회장의 승부사적 경영철학이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신 사장은 "엑시노스7420은 가장 진일보된 프로세싱 기술을 썼다"며 "14나노 핀펫을 쓴 것도 (삼성 제품이) 전 세계 최초"라고 강조했다.
신 사장은 갤럭시S6, 갤럭시S6 엣지의 성공을 낙관했다. 그는 "언팩 행사 이후 선주문이 쇄도하고 있어 전작인 갤럭시S5보다 훨씬 많은 판매량으로 삼성의 실적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럴 경우 삼성전자의 약점으로 지적돼왔던 판매량 대비 낮은 수익성도 상당 부분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신들도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에 대한 호평을 쏟아냈다. 삼성전자의 혁신기술이 메탈·글라스, 배터리 일체형, 무선충전 등 신기능으로 총집결됐고 지금까지 삼성이 만든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신 사장은 "업계의 반응이 뜨거워 출시 국가를 사상 최대인 150개국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갤럭시S6를 통해 하이엔드 시장 점유율이 굉장히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확신했다. 지난해 애플에 내준 프리미엄 스마트폰 왕좌를 되찾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것이다. 갤럭시S6의 성패에 신 사장의 거취와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미래가 걸린 상황인 만큼 초기 판매량에 관심이 많다. 갤럭시S5의 경우 출시 이후 3개월간 1,200만대를 팔아 갤럭시S4의 판매량(1,600만대)을 25%나 밑도는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업계는 갤럭시S6(엣지 모델 포함)의 초기 판매량이 2,500만대는 넘어설 것으로 추정한다.
신 사장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전략으로 '선택과 집중'을 내세웠다. 그는 "사용자들이 자주 쓰지 않는 기능을 대거 덜어내는 슬림화를 진행하고 있고 지난해부터 스마트폰 라인업을 과감히 정리하기 시작했다"며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경쟁이 심화되고 새로운 플레이어가 계속 등장하고 있지만 지난해 전체 시장이 30% 성장하는 등 여전히 프리미엄 시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기회가 무궁무진하다"고 진단했다. 프리미엄 시장의 강자를 유지하면서 차별화된 핵심 모델로 중저가 시장을 잡겠다는 전략을 내비친 것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지난해부터 스마트폰 포트폴리오를 정리하면서 저가형 J, 중저가형 E, 중고가형 A, 그리고 S와 노트의 플래그십 등 각자 가격대에서 최고의 제품을 연이어 선보인 것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