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손연재 메달 땄다면… 손해 볼 뻔한 손보사

상금보상보험 계약으로 동메달땐 15억 물어줄 판 한때 가슴 졸이기도<br>올림픽 기대 이상 성적 실제 손실 발생업체 잇달아

역대 최고의 올림픽 성적 때문에 후유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기업들이 올림픽에 맞춰 메달 개수와 성적에 따라 사은품 등을 지급하는 행사를 잇따라 열면서 보험에 가입했기 때문인데 예상보다 좋은 성적이 나오면서 수억원대의 손실을 떠안은 보험사도 나왔다. 한국 선수들이 선전을 하는 순간에는 같이 기뻐했지만 올림픽 때문에 오히려 울상을 짓게 된 셈이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LIG손해보험은 리듬체조선수 손연재 때문에 15억원의 손해를 볼 뻔했다. LIG손보가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LG전자와 상금보상보험 계약을 체결한 탓이다.


LG전자는 5월 한 달간 2012년형 휘센 신제품 에어컨(2in1급 이상)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사은행사를 진행했다. 손연재가 리듬체조 부문에서 동메달 이상을 획득하면 1인당 50만원을 지급하기로 한 것. 이 기간 에어컨 구매고객만 3,000여명에 달했다.

LIG손보가 이 행사의 보상계약을 따낼 당시만해도 손연재가 경기 결선에 오를 것으로 내다본 사람은 적었지만 막상 동메달 문턱까지 오르면서 15억원가량을 LG전자에 보상할 수도 있는 상황까지 갔다. 결국 손연재가 종합 5위에 머무르자 LIG손보는 가슴을 쓸어내렸다는 후문이다.


그나마 LIG손보는 다행스러운 사례다. 롯데 계열사와 5건의 상금보상보험 계약을 맺은 롯데손해보험은 올림픽대표팀이 금메달 13개와 종합 5위라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면서 수억원 이상의 손실을 떠안게 됐다. 삼성 계열사로부터 4건의 상금보상보험 계약을 딴 삼성화재도 대표팀의 선전으로 억원대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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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축구대표팀의 상해보험을 따낸 현대해상은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골키퍼 정성룡 등 주요 선수들이 다쳐 의료비를 지급할 예정이다.

다만 이들 손보사가 손실 전부를 떠안는 것은 아니다. 보험사들이 위험분산을 위해 재보험에 들었기 때문이다. 손보사의 한 관계자는 "올림픽 사상 역대 최고 성적을 내는 바람에 상금보상보험을 따냈던 손보사들이 손실을 봤다"면서 "상금보상보험은 사행성 조장 우려를 이유로 금융 당국이 규제해 과거보다는 많이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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