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신뢰의 가치

노자는 나라가 작고 백성이 적은 소국과민(小國寡民)을 이상향으로 꼽았다. 이는 전쟁과 압제 등 문명의 폐해가 없는 사회에 대한 동경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서로 믿음이 충만한 작은 공동체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신뢰의 가치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경제협력기구(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다른 사람을 신뢰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서로를 신뢰한다'라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이 우리나라는 28%로 19개국 중 14위로 나타났다. 반면 스웨덴은 68%로 1위를 차지해 우리나라의 신뢰수준을 가늠하게 했다. 리더십 전문가인 스티븐 M.R. 코비 박사는 저서 '신뢰의 속도'에서 신뢰는 경제성장을 이끄는 동력으로서 사회 구성원 간의 신뢰가 낮을 경우 업무속도는 저하되고 비용은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몇몇 지방자치단체에서 시행하던 양심자전거 제도가 잦은 자전거 분실로 폐지되거나 유료로 전환되면서 행정업무가 추가되는 과정은 이를 잘 설명해준다. 기업의 경우에도 신뢰는 무형ㆍ유형의 가치로 이어진다. 이른바 '마음시장'을 움직여 소비자의 신뢰를 이끌어내는 기업만이 지속성장할 수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금지된 쇠고기를 판매하다가 소비자의 지탄을 받아 도산한 일본 거대 식품기업 '유키지루시(雪印)'의 예나 최근 많은 기업이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적극적 소통을 시도하는 것은 마음시장에서 소비자의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는 사례이다. 신뢰는 소통과 정직, 사회 시스템의 지속적 개선 등에 의해 상승할 것이며 경제성장동력으로서의 특별한 가치를 가진다. 사회적 신뢰도가 10% 증가하면 경제성장률이 0.8% 증가한다는 세계은행의 발표는 잘 알려져 있다. 연초 정부와 각계각층에서 참 좋은 업무계획들을 의욕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들이 소비자인 국민의 신뢰를 항상 염두에 두고 추진된다면 그 결실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경제를 발전시키고 따뜻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각계각층의 뜻을 모은 '사회적 신뢰도 10% 올리기' 운동을 제안해 본다. 노자의 소국과민이 이상향에 불과한 것일지라도 그 안에 내재된 신뢰의 가치는 복잡한 시민사회를 유지ㆍ발전시키기 위해 앞으로 더욱 유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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