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지수 70.73P 하락 6,402.52P로 폐장/환율도 1불=112.96엔·1.538마르크로 하락【뉴욕=김인영 특파원】 일본정부가 더이상 엔화 약세를 방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한후 미국 재무부채권을 대량 매각할 것이라는 루머가 뉴욕 증권및 채권시장을 흔들고 있다.
11일 뉴욕 월스트리트에는 이같은 루머가 팽배, 증권및 채권, 달러 가치를 큰 폭으로 떨어뜨렸다. 다우존스공업지수(DJIA)는 상오 한때 1백30 포인트나 급락했으며, 하오들어 다소 회복했으나 전날보다 70.73 포인트 하락한 6천4백2.52로 폐장했다. 30년 만기 미재무부 채권은 1.72 포인트나 떨어졌으며, 달러화의 환율은 독일 마르크화에 대해 전날의 1.5530에서 1.5380으로, 일본 엔화에 대해 1백13.37에서 1백12.96으로 각각 하락했다.
시장 교란의 발단은 일본 기관투자자들이 미재무부채권을 대량 매각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이날자 월스트리트 저널지의 기사였다. 일본은 지난 1년반 동안 수출을 늘리기 위해 엔화 평가절하를 선택했다. 일본은 국제금융시장에 엔화 공급량을 늘려 미재무부 증권을 사들임으로써 엔화가치를 떨어뜨릴수 있었다. 미증권및 채권시장에서 일본의 태도는 아킬레스의 건에 해당한다. 올해 미연방정부가 만성적인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발행한 재무부 채권의 4분의3을 외국 정부가 매입했고, 그중 90%를 일본이 사들였다.
그러나 일본은 올하반기 들어 유가가 상승하고, 지나친 엔화 약세가 국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가능성이 커지자 엔화 강세로 전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일본 대장성 고위층이 『더이상 엔화약세의 시기는 지났다』고 한 발언은 이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미금융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일본이 엔화를 평가절상하기 위해 엔화 공급량을 줄일 것이고, 그러려면 미재무부 채권을 대량 매각하는 방법을 채택할 것이라는 우려가 루머의 근거다. 지난 5일 캐나다 채권 가격이 폭락한 것도 일본 기관투자자들이 1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매각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루머는 더욱 확산되고 있다. 당일 미국 채권시장도 폭락했는데, 그 이유는 일본 기관투자자들이 매각하지 못한 채권을 미국시장에 내놓았기 때문이라는 것.
이 루머에 대해 채권 시장의 전문가들은 지난 85년 이후 10년동안 비슷한 루머가 있었지만 일본 정부가 꾸준히 미재무부 채권을 사들인 점에서 근거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11일자 월스트리트 저널지의 기사는 채권투자자들의 열기를 꺾었고, 증권시장에도 찬바람을 몰고왔다. 외환시장에서도 달러화에 대한 인기가 떨어지고, 보다 안정적인 독일 마르크화로 투자자들이 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