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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향기] <51> 압구정터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한명회가 탄핵을 받는다. 1485년(성종 16)의 일이다. 1453년 계유정난으로 세조 집권의 최고 공신이 된 후 30여년 동안 절대권력을 휘두르던 그였다. 내용은 사소할 수도 있었다. 명나라 사신을 자신이 소유하던 정자 '압구정(狎鷗亭)'에 개인적으로 불러 접대한 일 때문이었다. 하지만 직권남용이라고 사헌부에서 탄핵하면서 결국 몰락했다. 분노에 떨던 한명회는 1487년 숨을 거둔다. 사헌부는 관리들을 감찰하던 기관이다. 군주에게 간쟁하던 사간원, 궁중 서적을 관장하며 군주에게 자문하던 홍무관과 함께 삼사라고 불렸다. 조선은 삼사를 통해 군주에게도 '대들 수' 있는 합법적인 권리를 보장했다. 군주의 총애를 받는 권신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렇게 군주와 신하들의 긴장관계가 유지되고 그것이 정치와 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돕는다. 사진은 한명회가 세우고 머물던 압구정의 터다. 표지석 뒤 언덕이 압구정이 있던 곳이다. 당시에는 한강을 내려다보는 절경이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아파트숲에 갇혀 쓸쓸한 모습이다.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단지 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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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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