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 분할을 위해 거래정지를 앞둔 종근당이 펀드 매물의 영향으로 이달말 거래 정지 전에 주가가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분할 후 법인들의 시가총액을 고려할 때 인덱스펀드 편입 여부가 불분명해 주요 펀드들이 물량을 털고 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종근당은 지주회사 종근당홀딩스(존속)와 사업회사 종근당(신설)으로 나누는 기업 인적분할을 위해 오는 31일 매매가 정지되고 12월6일 거래 재개된다. 종근당 주식 1주를 보유한 주주는 종근당홀딩스 주식 0.279주와 종근당 주식 0.721주를 배정 받게 된다.
시장에서는 거래정지 직전 종근당에 대한 대규모 펀드 매물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영성 대우증권 연구원은 "종근당이 인적 분할 후 거래가 재개될 경우 종근당과 종근당홀딩스가 코스피200지수 인덱스 펀드에 편입될지 불투명하다"며 "인덱스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들이 추적오차를 줄이기 위해 종근당 주식을 거래정지 전 종가에 전량 청산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종근당의 유동 시가총액은 7,151억원으로 코스피200 구성 종목 중 112위(0.1%)다. 유동시가총액은 코스피200지수 구성종목을 선정하는 지표로 시가총액에 유동비율을 곱해 산정한다. 종근당 유동시총에 지주회사 종근당 홀딩스와 사업회사 종근당의 분할비율을 적용하면 종근당 홀딩스의 시총은 1,995억원으로 코스피200 내 170위권, 종근당은 5,156억원으로 130위권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인덱스펀드가 주로 140개 이내 종목을 편입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종근당의 재편입 여부도 크지 않고 종근당이 코스피200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미미해 거래재개 때까지 주식을 들고 갈 필요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김 연구원은 "NHN이나 대한항공의 경우 분할후에도 존속법인이 인덱스펀드에 편입될 것이 확실했기 때문에 주요 펀드들이 '거래정지 기간 보유ㆍ거래재개 후 인덱스 제외 종목 매도' 전략을 검토했다"며 "종근당과 종근당 홀딩스는 펀드 편입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펀드들이 추적오차를 감수하고 보유할 이유가 없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현재 상장된 코스피200 관련 ETF에서 거래정지 전일 종가 동시호가에 출회될 수 있는 매물은 14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일반 인덱스펀드를 비롯해 종근당을 편입한 펀드까지 고려할 경우 주가에 충격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종근당을 편입하고 있는 코스피200 인덱스펀드(ETF 제외)는 41개로 펀드들의 편입 비중은 평균 0.1% 수준이다. 이들 펀드가 보유 중인 종근당 주식은 7만주가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인덱스 펀드를 제외한 기타 펀드에 편입된 주식까지 고려할 경우 매물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